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유독 손발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는 사람들이 있다. 겨울철 수족냉증은 단순히 손발이 시린 증상에 그치지 않는다. 뱃속 깊은 곳에 냉기가 쌓이면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만성 피로와 면역력 저하로 이어지기 쉽다.
실제로 일본의 종양내과 전문의 사이토 마사시 박사의 저서에 따르면 체온이 1도만 낮아져도 우리 몸의 대사 능력은 약 12%, 면역력은 30% 이상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대로 체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면 효소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면역 체계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이때 두꺼운 옷을 겹쳐 입는 것만큼 중요한 요소가 바로 ‘열을 내는 음식’ 섭취다.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도와 몸속부터 따뜻함을 끌어올리는 식재료들이 있다. 겨울철 차갑게 굳은 몸을 풀어주는 음식 5가지와 이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정리했다.
1. 천연 난로 같은 역할을 하는 채소, ‘양파’
프랑스에서는 감기 기운이 느껴질 때 따뜻한 어니언 수프를 먼저 떠올린다. 그만큼 양파는 서양에서도 널리 알려진 발열 식재료 중 하나다. 양파의 매운맛을 내는 유화아릴 성분은 굳어진 혈관을 이완시키고 혈액 흐름을 부드럽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체온 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눈여겨볼 점은 양파 껍질에 풍부한 퀘르세틴이다. 이 성분은 혈관 벽에 쌓인 노폐물을 정리하는 데 관여한다. 혈액 흐름이 원활해지면 산소와 영양분이 말초까지 전달되면서 손발 냉증 완화로 이어진다. 양파를 고를 때는 껍질이 잘 마르고 광택이 있으며, 들어봤을 때 묵직하고 단단한 것이 좋다.
양파는 익힐수록 매운맛이 줄고 단맛이 살아난다. 팬에 버터를 두르고 채 썬 양파를 충분히 볶은 뒤 물을 붓고 끓이면 속이 편안한 수프가 완성된다. 고기를 구울 때 두툼하게 썬 양파를 함께 올리면 풍미를 더하면서 지방감도 한결 부드럽게 느껴진다.
2. 아랫배 온기를 끌어올리는 향신 재료, ‘계피’
수정과에 들어가는 계피는 한의학에서도 몸을 데우는 성질을 지닌 재료로 꼽힌다. 계피는 심장에서 먼 손과 발, 그리고 차가워지기 쉬운 아랫배 부위의 혈류를 돕는 데 강점을 보인다. 알싸한 향을 내는 성분이 교감신경을 자극해 심장 박동과 혈관 움직임을 부드럽게 만든다.
향이 선명하고 단면이 붉은 갈색을 띠는 계피가 품질이 좋다. 껍질이 두꺼울수록 향과 맛의 균형이 또렷하다. 평소 속이 더부룩하고 손발이 차가운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재료다. 다만 몸에 열이 많은 편이라면 섭취량을 조절하는 편이 낫다.
계피는 차로 마실 때 흡수가 수월하다. 물 2리터에 씻은 계피 20g과 얇게 썬 생강을 넣고 30분 이상 천천히 끓인다. 기호에 따라 꿀을 소량 더해도 부담이 적다. 사과와도 잘 어울려 사과 조림이나 뱅쇼에 스틱 형태로 넣어 즐기기 좋다.
3. 속을 데워주는 잎채소, ‘부추’
부추는 예로부터 몸을 따뜻하게 하는 채소로 전해진다. 특유의 향을 내는 황화알릴 성분이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며, 몸에 정체된 기운을 풀어주는 데 도움을 준다.
고서에서는 부추를 간과 관련된 채소로 기록하고 있다. 허리와 아랫배가 차갑게 느껴지는 사람이 식단에 더하면 부담 없이 곁들일 수 있다. 잎이 넓고 색이 짙으며 끝이 마르지 않은 부추가 상태가 좋다.
부추는 오래 가열하면 식감이 떨어지므로 짧게 조리하거나 생으로 활용하는 편이 낫다. 가볍게 무쳐 밥반찬으로 내거나, 잘게 썰어 죽에 넣어 먹으면 속을 부드럽게 데우는 데 도움이 된다. 닭고기나 오리고기와 함께 조리하면 맛과 영양의 균형도 자연스럽게 맞춰진다.
4. 단백질과 온기를 함께 채우는 고기, ‘닭고기’
여름 음식으로 알려진 닭고기는 겨울에도 활용도가 높다. 돼지고기보다 성질이 따뜻해 기운 회복에 잘 어울린다. 닭가슴살에 들어 있는 이미다졸 디펩타이드는 피로 회복과 관련된 성분으로, 국물 요리로 조리해도 손실이 적다.
속이 차가워 소화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닭고기는 부담이 적은 단백질 공급원이다. 닭을 고를 때는 살빛이 연한 분홍색을 띠고, 살을 눌렀을 때 탄력이 바로 돌아오는 것을 고르는 편이 좋다.
겨울에는 튀김보다 국물 요리가 속을 편안하게 만든다. 닭을 통째로 넣고 대파와 마늘을 더해 오래 끓이면 국물 맛이 깊어진다. 남은 국물에 찹쌀을 넣어 죽으로 즐기거나, 배추와 버섯을 더해 전골로 끓이면 식사 만족도가 높아진다.
5. 매운맛으로 체온을 끌어올리는 뿌리채소, ‘생강’
생강은 오래전부터 몸을 따뜻하게 하는 식재료로 쓰여 왔다. 매운맛을 내는 진저롤과 쇼가올 성분이 말초를 자극해 혈액 흐름을 돕는다. 섭취 후 몸이 빠르게 데워지는 느낌을 받는 경우도 많다.
껍질이 얇고 단단하며 황토색이 선명한 생강이 신선하다. 말린 생강은 생것보다 쇼가올 함량이 높아 추운 날씨에 더 잘 어울린다.
생강 맛이 부담스럽다면 얇게 썬 뒤 꿀이나 설탕과 같은 비율로 섞어 숙성시키는 방법이 있다. 따뜻한 물에 타 마시면 목이 편안해진다. 설탕에 조려 말린 편강은 간식처럼 소량씩 즐기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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