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미국이 반도체에 대해 최대 100% 관세 부과 가능성을 거론한 데 대해 "그렇게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는다"며 과도한 위기론에 선을 그었다. 통상 압박 국면에서 제기되는 발언을 협상 과정의 일부로 해석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 대통령은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공장을 짓지 않는 반도체 기업에 대해 '100% 관세'를 언급한 데 대한 질문을 받고 "협상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야기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격렬한 대립 국면, 불안정한 국면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요소들이 계속 튀어나온다"며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면 중심을 잡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응의 기준으로 '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이럴수록 자기중심을 뚜렷하게 갖고, 정해진 방침과 원칙에 따라 대응해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관세 발언 자체보다 이를 둘러싼 협상 구도와 구조적 제약을 함께 봐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의 파급 효과에 대해서는 미국 경제에 대한 부담을 직접적으로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대만과 대한민국의 반도체 미국 시장 점유율이 80~90%에 이를 텐데, 여기에 100%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의 반도체 물가가 100% 오르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관세 인상의 영향 대부분은 미국 물가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미 통상 협상 과정에서 확보한 안전장치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대만과 한국의 경쟁 관계 문제가 있다"며 "정부는 앞선 협상에서 반도체 관세와 관련해 '최혜국 대우'를 보장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게 하겠다는 합의를, 이런 상황을 대비해 미리 해둔 것"이라며 "당시에도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해당 합의가 절대적 면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반도체를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게 하지 않는다는 것은 대만보다 불리하게 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면서도 "동시에 대만만큼 불리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만이 잘 견뎌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산업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현실적 시각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미국 입장에서는 반도체 공장을 자국에 많이 짓고 싶을 것"이라며 "험난한 파도가 오긴 했지만, 배가 파손되거나 침몰할 정도의 위험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잘 넘어가면 될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협상의 핵심 기준으로 '상업적 합리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조인트 팩트시트에서도 명확히 했듯이, 상업적 합리성 보장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며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능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협상팀이 있어 충분히 잘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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