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상들, 다보스서 美 그린란드 야욕 맞서 단결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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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정상들, 다보스서 美 그린란드 야욕 맞서 단결 강조

이데일리 2026-01-21 10:59: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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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유럽 정상들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미국의 덴마크령 그린란드 야욕에 맞서 유럽의 단결된 대응을 강조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WEF 연차총회에서 “유럽연합(EU)이 ‘힘센 자의 법칙’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구상에 EU 국가들이 함께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힘이 곧 정의가 되는 세계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주저하지 말자. 분열되지 말자. 더 큰 목소리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지배하는 글로벌 질서를 받아들이지 말자”고 강조했다.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세계 질서의 지각변동에 대응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변화의 속도와 규모가 ‘유럽 자립’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회를 잡고 새롭고 독립적인 유럽을 건설할 때”라고 강조했다.

바르트 더베버 벨기에 총리는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EU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트럼프의 지지를 얻기 위해 유화책을 써온 결과 ‘매우 나쁜 상황’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단결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레드라인을 넘고 있다’고 말해야 한다. 함께 서지 않으면, 분열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그린란드 사태에서 EU 국가들의 단합을 강조했다.

에바 부슈 스웨덴 부총리도 미국에 대한 EU의 대응 방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로이터에 “과거 일부 유럽 정상들이 시도했던 것처럼 ‘아부’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방식은 이제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EU는 더 강경하게 맞서고 입장을 고수해야 한다. 무역 보복 수단을 항상 가동할 수 있게 준비해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7일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구상에 반대하는 국가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유럽 국가들은 지난해 미국과 EU 간 체결한 무역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 구상에 반대해 그린란드에 병력을 보낸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 유럽 8개국에 대해 내달 1일부터 10%, 오는 6월1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지난해 영국, EU과 각각 무역협정을 체결, 영국 수입품에는 10%, EU에는 1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해당 국가들은 기존 대미 관세에 ‘그린란드 관세’를 추가로 부담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1일 WEF 참석차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해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등과 회담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문제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람들과 회담이 잡혀 있다”고 했다. 또 “유럽이 자신의 계획에 대해 지나치게 강하게 반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그린란드 관련 관세를 강행할 경우 EU가 약속한 6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철회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EU 정상들은 WEF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확인한 직후 인 22일 브뤼셀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미국산 제품에 대한 930억 유로(약 159억원) 규모의 보복 관세 부과,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등 무역 보복 조치를 실행할지 등이 검토될 전망이다.

한편, 유럽이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미국에 대한 의존이 상당하다는 현실적인 상황을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대서양 관세 전쟁이 현실화 될 경우 미국보다 유럽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WEF에 참석한 일부 고위 은행·기업 임원들은 로이터에 유럽 지도자들의 반응이 실용적이라기보다 감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 고위 은행가는 “유럽 일부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에 모욕감을 느껴 대화조차 하려 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 방식에 얽매이지 말고 협상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도 이 같은 상황을 적극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9일 다보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럽 국가들이 보복 관세를 검토하는 것을 두고 “매우 현명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NBC방송 인터뷰에서도 “유럽의 지도자들은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이 지원을 중단하면 우크라이나에 무슨 일이 일어나겠나. 모든 것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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