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오랫동안 기다렸던 토큰증권발행(STO)이 장외거래소 인가 과정에서 제동이 걸렸다. 관련 법안은 통과됐지만 유통이 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하게 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중소형사부터 대형사까지 너나 할 것 없이 토큰증권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해 왔다. 제도가 안착되기 전이지만 초기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토큰증권 발행이 활성화되면 증권사는 전통 금융사 중에서 최대 수혜자가 된다. 토큰증권 제도화를 통해 증권사들은 새로운 자산과 투자 기회를 창출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겨우 넘긴 STO 법제화 관문
토큰증권에 대한 법적 기틀이 마련됐지만 사업자 선정 단계에서 부득이하게 유통 시기가 연기됐다.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를 신청한 컨소시엄이 공정성 문제를 지적하자 당국에서 살펴보게 되면서다.
토큰증권 제도화를 다루는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지난 1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해당 법안은 세부제도 정비 등을 거쳐 공포 1년 후인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더불어 민관으로 구성된 ‘토큰증권 협의체’는 내달 출범할 예정이다.
STO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업계에선 규제 불확실성이 드디어 해소되기 시작했다고 봤다. 법제화가 논의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3년 만에 STO가 제도권에 편입됐기 때문이다.
다만 STO를 위한 조각투자 전용 장외거래소(유통플랫폼) 인허가 절차는 아직 남아 있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예비인가 사업자를 정례회의에서 발표하기로 했다.
루센트블록이 혁신기업으로써 기득권 세력의 약탈로 퇴출당할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하자 당국은 일정을 연기했다. 장외거래소 사업 인가를 신청한 곳은 한국거래소‧코스콤 컨소시엄과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컨소시엄 그리고 루센트블록 컨소시엄 등 3곳이다.
STO 인프라 준비해 온 증권사
토큰증권 제도화가 현실화되기까지 증권사들은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해 왔다. 관련 기업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인프라 구축 및 신사업 발굴에 앞장서기 위해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3년 SK텔레콤 및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토큰증권 컨소시엄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를 결성했다. 토큰증권 인프라뿐 아니라 나아가 웹3까지 사업 확장을 준비하는 차원에서다.
한국투자증권은 같은 해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등과 토큰증권 협의체 ‘한국투자ST프렌즈’를 만들었다. 그 결과 업계 최초 토큰증권 발행 인프라를 구축하는 성과를 냈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뒷따라오고 있다. LS증권은 지난해 토큰증권과 관련한 금융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STO 법제화에 맞춰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를 위해 LS증권은 블록체인글로벌과 토큰증권 분산원장 사용 계약을 체결하며 토큰증권 발행 및 유통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 설립된 협업 이니셔티브 ‘프로젝트 펄스’에 참여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2024년 코스콤과 ‘토큰증권 플랫폼 이용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STO 공동플랫폼을 토대로 IBK증권은 금융과 블록체인을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데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유통플랫폼 역할로 수수료 확보할 수”
토큰증권은 기존 유동화되기 어려웠던 다양한 자산을 디지털화해서 투자 기회를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 증권사들이 관련 기관들과 협업 체계를 강화해 다양한 토큰증권 상품을 만들기 위해 힘을 들이는 이유다.
토큰증권이 발행되면 증권사는 발행사 및 플랫폼 기업과 협력해 상품을 공급받고 이를 중개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다양한 자산을 토큰화해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게 증권사들의 목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부동산과 인프라 그리고 대체자산 등 기존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자산군이 토큰증권을 통해 소액 및 분산 투자 형태로 확대될 수 있다”며 “증권사는 자본시장의 저변과 투자자 선택권이 확대되는 것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NH투자증권 윤유동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금가분리(금융·가산자산 간 분리)가 완화되는 기조”라며 “증권사들은 유통플랫폼 역할로 수수료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외거래소가 인가받기 전이기에 증권가에선 STO에 대해 말을 아끼려는 모습도 있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STO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나 구체적인 추진 시점은 미정”이라고 일축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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