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세종시 아파트값이 지난해 비수도권 ‘나홀로’ 상승 흐름을 탔다. 대통령실이 임기 내 대통령 집무실 등 주요 행정시설 이전을 추진하는 가운데, 세종시 집값의 상승세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5년 1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의 누적 변동률은 1.89% 상승하며 서울(8.98%)·울산(1.96%)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연립·다세대·단독주택을 포함한 주택종합 수치로 보면 세종시는 1.74% 상승하며 서울 7.07% 상승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대전(2.14% 하락), 충남(1.23% 하락) 등 인접 지역은 하락세가 이어지며 충청권 내부에서도 온도차가 뚜렷했다.
지난해 세종시 집값의 상승 흐름은 이재명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한국부동산원의 집계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24년 1월 5억4972만원을 기록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선고일인 4월 4일 전까지 14개월 연속 하락해 지난해 3월엔 5억1095만원을 기록했다.
이후 조기 대선 형국에서 당시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세종시 행정 수도 이전’ 재추진을 표명하며 세종시 집값은 상승 기류에 올랐다. 세종시 월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4월부터 9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은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지난해 4월부터 세종시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며 “2021년 전고점 기록 이후 하락분을 일부 보완한 상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 가능성에 뜻을 모았다. 특히 이 대통령의 조기 이전 촉구와 행복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의 세종집무실 건축 설계 착수 등 수도 이전 본격화 움직임이 추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2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복청 업무보고에서 세종집무실 이전에 대해 “좀 서둘러야겠다”며 “지금 국회 세종의사당도 너무 느리고 2029년까지 미룰 거 뭐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행복청은 지난 13일 대통령 세종집무실을 내년 8월 착공해 2029년 8월에 준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초 제시한 2030년 5월 준공보다 약 9개월 앞당겨진 것이다.
행복청은 대통령 세종집무실의 건축설계 공모에 착수했다. 이달 중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고 오는 4월 당선작을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성대학교 부동산학과 권대중 교수는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현실화와 ‘50만 인구’ 달성 가시화 등으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세종시의 집값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은행 함영진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행정 기능 이전에 따른 교통망 확충 기대감과 올해 세종시에 예정된 주택 공급 물량이 적다는 점 등이 또 다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정치적 이슈와 궤를 같이하는 세종시 집값의 특성상, 중장기적인 세종시의 집값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세종시의 집값은 이전 정부의 행정수도 이슈가 재점화될 때마다 롤러코스터를 탔다. 2020년 7월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전 원내대표가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 키워드를 들고나오자 전월 4억2654만원이었던 월간 평균 매매가격은 4억5547만원으로 상승했다. 그 다음 달엔 5억178만원을 기록하며 최초로 5억원대를 기록한 후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이 연구위원은 “건축설계 공모까지 착수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행정수도 이전은 지난 정부 때보다 더 가시화됐다고 볼 수 있다”며 “추후 남아있는 시공사 선정, 실제 착공 등 사업 계획이 구체화될수록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세종시의 경우 정치적 현안에 따라 간헐적으로 가파르게 집값이 상승하다가도 다시 빠르게 집값이 하락하는 패턴을 보였다”며 “중장기적으로 세종시의 집값 안정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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