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올해 스테이블코인이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카드업계의 행보는 직접적인 발행보다는 기존 결제·정산 인프라와의 연결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특허 출원과 기술 검증, 시범 운영 등 개별 사례는 이어지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당분간 코인 발행 주체보다는 결제 인프라 역할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풀이된다.
21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지난 14일 기존 카드 결제 인프라를 기반으로 디지털자산 활용 가능성을 확대하기 위한 하이브리드 결제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 신청했다. 이는 고객이 보유한 신용카드에 블록체인 기반 전자지갑 주소를 연동해 별도의 카드 추가 발급 없이 디지털자산과 신용카드를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결제 시 전자지갑에 보유한 스테이블코인 잔액이 우선 적용되며, 잔액이 부족할 경우에는 신용카드 결제로 자동 처리되는 구조다. 기존 카드 결제 구조를 유지하면서 디지털자산 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용상의 불편 요소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KB국민카드는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 기술을 결제 인프라 차원에서 연결하는 구조를 기술적으로 검토하고, 향후 법제화와 제도 환경을 고려해 단계적인 적용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BC카드는 외국인이 보유한 스테이블코인을 국내 가맹점에서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실증사업을 완료했다. 해외 디지털 월렛에 보관된 외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디지털 선불카드로 전환한 뒤, 별도의 실물카드나 환전 절차 없이 QR 결제를 통해 국내 가맹점에서 결제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지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해당 실증은 기존 카드 승인·정산 구조를 유지한 채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과정에 연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외국인 이용자와 가맹점 모두 기존 카드 결제와 동일한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는지를 확인하는 한편, 결제 취소와 정정 등 국내 결제 환경에서 요구되는 처리 과정도 함께 점검했다.
카드사들이 발행보다는 결제에 무게를 두는 배경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를 둘러싼 논의 지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와 정책 라인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의 중심 축으로 은행권이 거론되고 있으며, 준비자산 관리와 환매 책임 등을 은행이 맡는 구조가 유력한 시나리오로 논의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카드사는 발행 주체로서의 역할보다는 결제·정산 인프라 제공자로서의 위치가 상대적으로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발행 컨소시엄에서 은행권 비중이 절반 안팎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발행 참여보다는 기존 결제망을 활용한 역할 정리에 무게를 두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업권 차원의 논의로도 이어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를 중심으로 카드사들이 참여하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태스크포스가 가동되며,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카드 결제망에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술적·제도적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논의의 초점 역시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하는 구조보다는 승인·정산·분쟁 처리 등 카드사가 강점을 가진 결제 인프라 영역에 맞춰져 있다.
다만 카드사들이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일부 카드사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관련한 명칭과 서비스에 대해 상표권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둔 상태로, 향후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제도 정비 방향에 따라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업계의 스테이블코인 대응은 발행 여부를 단정하기보다는, 기존 결제망을 중심으로 한 역할 정리와 제도 변화 대응에 방점이 찍히는 흐름이다"라며, "제도 환경이 어떻게 정리될지에 따라 전략이 조정될 여지는 남아 있지만, 당분간은 결제 인프라 중심의 접근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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