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더비’를 성공적으로 지휘한 마이클 캐릭 맨유 임시 감독. 사진출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이스북
맨유 브라이은 음뵈모가 18일(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서 열린 맨시티와 EPL 홈 라이벌전서 결승골을 터트린 뒤 환호하고 있다. 뒤를 따르며 함성을 지르는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 사진출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이스북
맨유는 1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서 열린 맨시티와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2라운드 홈경기에서 브라이언 음뵈모와 파트리크 도르구의 연속골로 2-0 승리했다.
수뇌부를 공식 기자회견서 저격했다가 전격 경질된 후벵 아모림 전 감독을 경질한 맨유는 이번 시즌을 책임질 임시 사령탑으로 ‘레전드’이자 ‘퍼거슨의 아이들’로 불리는 마이클 캐릭 감독을 선임했다.
끊임없이 ‘맨유 DNA’를 찾으며 과거 향수를 잊지 못하는 맨유가 캐릭 감독을 선임하자 영국 현지에서는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는데, 캐릭 감독은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결과도 완벽했지만 경기력으로도 맨시티를 압도해 환상적인 첫 걸음을 내디뎠다.
맨유는 맨시티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에티하드 스타디움서 열린 시즌 첫 대결인 정규리그 4라운드 대결에서도 0-3으로 완패했다. 반면 맨유는 이날 직선적이면서 빠른 공격 전개로 맨시티를 괴롭힌 끝에 값진 승점 3을 쟁취했다.
캐릭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팀 정신을 장착하자 맨유는 180도 달라졌다. 과거 리버풀에서 맹활약한 ‘잉글랜드 축구 레전드’ 마이클 오언이 “맨시티전에서 맨유가 보여준 플레이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 시절을 느끼게 했다”고 호평할 정도였다.
올드 트래포드를 가득 채운 6만여 홈관중은 2006년 캐릭이 처음 맨유 유니폼을 입었을 때 만들어진 응원곡을 여러 차례 부르며 성공적인 ‘맨유 캐릭호’의 첫걸음을 축하했다. 특히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을 EPL 무대서 이긴 흔치 않은 사령탑 명단에 그도 추가됐다. 여기엔 우나이 에메리 감독과 미켈 아르테타 감독 등이 있다.
취임 기자회견서 “올드 트래포드는 내게 마법과도 같은 장소”라고 말한 캐릭 감독은 경기 후 “일관성이 성공의 열쇠다. 이를 찾기 위해 남은 시간 우린 계속 노력할 것이다. 이러한 경기를 매번 반복발 수 없어도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기준과 기대감이 있다. 이게 우리의 남은 시즌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뒤늦게 알려진 바에 따르면 캐릭 감독과 가족은 팀을 떠난지 10년이 넘었음에도 매년 여름 시즌권을 구매해왔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다. 캐릭 감독은 TV 축구 프로그램 패널로 친정팀의 경기를 이번 시즌 분석해왔고,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는 날에는 직접 자신의 좌석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살폈다.
“시즌권이 있다보니 나도, 우리 가족도 최근 맨유 경기를 정말 많이 관전했다. 팬의 눈으로, 때론 지도자와 선수의 입장에서 경기를 지켜보면서 많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밝힌 그는 브라질 출신 카세미루와 코비 마이누를 적소에 활용해 큰 소득을 얻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8일 이후 처음 선발 출전한 베테랑 해리 매과이어와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환상적인 중앙수비진을 구축해 맨시티의 ‘노르웨이 괴물’ 엘링 홀란을 완벽히 봉쇄해 완승을 일굴 수 있었다.
캐릭 감독의 기쁨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의 임시 사령탑 선임을 놓고 맨유를 줄기차게 비판했던 전 맨유 주장 게리 네빌과 로이 킨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축구 해설가인 네빌은 “캐릭은 천국에 있다. 펩(과르디올라)은 충격에 빠졌고, 맨시티는 맨유의 에너지에 완전히 지쳤다”고 했고, 킨도 “운이 따라서가 아닌 실력으로 맨시티를 잡았다. 유나이티드에겐 이보다 완벽할 수 없는 오후였다”며 엄지를 세웠다.
웨인 루니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BBC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맨유 팬들이 최근 수년 동안 갈망한 경기를 캐릭의 맨유가 해냈다. 한 경기에 불과하나 우리 모두가 그 팀이 얼마나 발전할 것인지 확신하게 됐다”며 함께 기뻐했다.
‘유나이티드 정신’, ‘맨유DNA’도 거론했다. 루니는 “퍼거슨 시절에 보여준 맨유 축구를 캐릭 축구가 증명했다. 볼없이 진심으로 플레이를 했고, 속도를 최대한 줄이지 않으려 했다. 또한 윙어들이 공격에 집중하다 어느새 라인을 타고 내려와 풀백들을 도왔다. 이것이 유나이티드 축구”라고 했다.
여기엔 선수들의 멘탈을 자극한 캐릭 감독의 한마디가 있었다. “올드 트래포드는 마법과 같은 곳이다. 이곳에서 재미있는 일을 하고, 즐거운 느낌을 주는 축구를 하자. 너무 압박을 받지 말자. 너무 절박해지면 판단이 흐려질 수 있고, 감정적인 실수를 할 수 있다. 충분히 즐겨보자.”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스포츠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