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왓챠의 미래는?
왓챠가 매각된다?
자금난으로 위기에 빠진 ‘국내 1세대 OTT’, 왓챠(Watcha)의 미래가 불투명해졌습니다. 이용객들의 추천 및 평가 데이터를 베이스의 취향 맞춤형 큐레이션을 내세워왔던 왓챠는 지난 수 년간 적자에 시달리며 자금난을 겪어왔죠. 2025년 8월부터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던 왓챠가 결국 2026년 1월 13일 서울회생법원에 ‘인수 합병(M&A) 추진 및 매각주간사 선정 기준에 대한 허가 신청’을 제출했습니다. 이와 함께 회생계획안 제출 연장도 요청했죠. 이는 왓챠가 더 이상은 독자적으로 생존 및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으며, 본격적으로 회사를 매각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죠.
시네필의 성지, 왓챠
왓챠는 영화를 사랑하는 국내 시네필들에게 다채로운 작품들을 소개하면서 영화의 갈증을 해소해준 OTT 플랫폼입니다. 국내 독립영화들부터 유럽의 아트하우스 영화, 해외 드라마, 희귀한 고전 영화까지 다양성에 무게를 둔 콘텐츠 구성이 특징이었는데요. 다소 접하기 어려운 작품들을 대거 수급해온 플랫폼으로서 독보적인 행보를 걸어왔죠. 이 같은 행보로 ‘넷플릭스에는 없고 왓챠에는 있는’이라는 의미의 해시태그 ‘#넷없왓있’이 자연스럽게 통용될 만큼, 왓챠는 다채로운 취향을 정조준한 라인업으로 존재감을 쌓아 올렸습니다.
경쟁력의 약화
왓챠는 2012년부터 영화 평점 기록 및 영화 추천 서비스(현 왓챠피디아, 구 왓챠)로 출발해, 몇 년간 축적해온 방대한 평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는 OTT 플랫폼 ‘왓챠플레이(현 왓챠)’를 2016년에 런칭했습니다. 당시 한국 시장에 진출했던 넷플릭스의 경쟁 상대로 거론되었죠. 그러나 2019년부터 티빙, 웨이브, 디즈니 플러스, 쿠팡 플레이 등 다수의 OTT 플랫폼들이 등장했고,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 서비스 역시 업계 전반에서 기본 기능으로 자리 잡아 왓챠의 차별성은 점차 희미해졌습니다.
오리지널 IP 경쟁의 벽
2020년 이후로는 OTT 시장의 경쟁 구도는 오리지널 IP와 독점 콘텐츠 중심으로 재편되었습니다. 수많은 인기 오리지널 시리즈를 보유한 넷플릭스, 디즈니·픽사·마블 등 인기 IP를 내세운 디즈니 플러스, KBO 리그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티빙 등 콘텐츠 규모와 지속성이 주요 경쟁력으로 떠오른 OTT 경쟁에서 왓챠가 힘을 쓰지 못했는데요. 왓챠 역시 이러한 흐름을 인식하고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에 나섰습니다. 첫 오리지널 시리즈였던 BL 드라마 ‘시맨틱 에러’는 호평과 함께 성공했고, 왓챠의 대표 오리지널 시리즈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웹드라마 ‘좋좋소’는 국내 웹드라마 최초로 2022년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기도 해 성과를 입증했죠. 다만, 제한적인 투자 여력 속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을 장기적으로 이어나가기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용자 감소와 자금난
왓챠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022년에 약 130만 명을 기록했었으나, 2026년에 이르러서는 약 30만 명으로 급감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넷플릭스는 2021년 ‘오징어 게임’으로 전무후무한 기록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고, 이후로도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오리지널 시리즈들이 흥행을 이어갔죠. 한때 넷플릭스의 적수로 불렸던 왓챠지만, 넷플릭스의 월간 활성화 사용자 수가 작년 연말 1559만 명을 돌파하면서 현재는 비교조차 어려워질 만큼 간극이 벌어졌습니다. 재무 상황 역시 악화됐는데요. 왓챠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각각 248억 원, 555억 원, 22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습니다. 2021년 유치한 49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역시 2024년 만기까지 상환이나 연장이 이뤄지지 못했죠.
매각으로 향한 선택
2022년에는 LG유플러스와의 인수합병 논의는 성사되지 않았고, 이후 왓챠는 구조조정을 통한 인력 감축, 자회사 ‘블렌딩’ 지분 및 공연장 ‘왓챠홀’ 매각, 영상·음악·웹툰 등을 아우르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왓챠 2.0’ 전략 등 자금난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쏟았습니다. 그러나 왓챠의 자금난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결국 전환사채 투자자인 인라이트벤처스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을 신청하면서 현재의 매각 국면에 접어들었죠.
취향 기반 큐레이션과 데이터 경쟁력을 앞세워 독자적인 플랫폼의 존재감을 드러냈던 왓챠는 현재 어느 때보다 중요한 기로에 서있습니다. 매각된다면 왓챠의 정체성이 어떤 방식으로 이어질지, 그리고 이 플랫폼이 한국 OTT 시장에 남긴 의미가 어떻게 재정의될지 주목할 시점입니다.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