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요구 거절에 격분…종로 여관에 불 질러 7명 목숨 앗아갔다[그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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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요구 거절에 격분…종로 여관에 불 질러 7명 목숨 앗아갔다[그해 오늘]

이데일리 2026-01-21 00:0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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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018년 1월 21일, 서울 종로 서울장여관에 불을 질러 10명(사망 6명, 부상 4명)의 사상자를 낸 유모(53) 씨가 구속됐다.

중식당 배달원으로 일해온 유씨는 이날 방화에 앞서 2시 6분께 술에 취한 채 여관 주인 김모(71) 씨와 다툼을 벌였다. 유씨는 주인에게 성매매 여성을 불러달라고 요구했지만 B씨가 이를 거절하고 숙박도 안 된다고 하자 소란을 피웠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유씨는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아 택시를 타고 약 1.7㎞ 떨어진 주유소에서 “차에 기름이 떨어졌다”면서 휘발유 10ℓ를 구매했다. 택시를 타고 다시 여관으로 온 유씨는 현관문을 열고 1층 복도에 휘발유를 모두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유씨는 이후 태연하게 “여관 주인이 나를 안 들여보내줘서 불을 질렀다. 근처 약국 앞에 있겠다”라고 경찰에 신고했다.

불이 나자 여관 주인과 인접 업소 종업원 등이 뛰쳐나와 소화기 10여 개로 초기 진화를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스프링클러는 건물용도와 연면적상 설치 대상이 아니었다. 또 여관이 좁은 골목 안쪽에 있어 소방차량 진입도 어려웠고, 소방차량 50대와 소방관 180여 명을 투입한 화재 진화는 1시간가량이 소요됐다.

A씨가 불을 지른 서울장여관은 총 객실 8개에 한 방 크기가 6.6~10㎡(약 2~3평) 정도인 노후한 여관으로 속칭 ‘달방’으로 불리는 숙소들 중 하나다.

해당 여관은 장기 투숙비가 한 달 보통 45만 원, 하루 1만 5000원 수준이어서 보증금을 내고 월셋집을 구할 여력이 없는 저소득 노동자들이 주로 찾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화사고로 사망한 희생자는 총 6명이다. 이중 남성 투숙객 2명은 2년 전부터 이 여관에서 숙박해온 장기 투숙객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남성 역시 3일 전 장기투숙을 위해 이 여관을 찾았다.

(사진=연합뉴스)


화풀이 방화로 인한 희생자 중에는 방학을 맞아 전국을 여행하던 중 서울을 찾은 세 모녀도 포함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박모(34) 씨는 방학을 맞은 중학생 이모(14) 양, 초등학생 이모(11) 양과 함께 1월 15일부터 전국 각지를 여행했으며, 여행 5일째인 19일 서울에 도착해 저렴한 숙소를 알아보던 중 해당 여관에 짐을 풀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 모녀는 다음날 여행을 위해 잠들었고, 이날 유씨가 지른 불어 피할 사이도 없이 참변을 당했다.

투숙객들은 속수무책으로 화마에 당할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던 데다 불이 난 사실을 뒤늦게 알았더라도 대피로는 없었다. 유씨가 유일한 탈출구인 1층 현관 복도에 불을 질렀기 때문이다.

사건 초기에는 유씨가 해당 여관을 자주 찾았던 곳으로 알려졌으나 경찰 조사 결과 처음 방문했던 곳으로 드러났다. 유씨는 “성매매 생각이 나 그곳으로 갔고 골목에서 처음 보이는 여관에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욕정을 채우지 못한 피고인이 분풀이를 위해서 치밀하게 방화 계획을 세우고 불특정 다수가 숙박하는 여관에 불을 지른 사건으로 죄책에 상응하는 선고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유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위는 결코 용서될 수 없다. 법이 허용하는 한 가장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도 검찰이 구형한 사형은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 역시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에게 개별적으로 가해 행위를 해서 사망을 초래한 것이 아니며 피고인이 과거 전력상 유사한 내용 정도의 범행성이 있었다고 볼만한 자료가 특별히 나타나지 않았다”며 “사형이 반드시 피해자 측에 완전히 위로가 되는 것인지도 알 수가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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