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시아가 2026년형 리테일 SSD 신제품을 한꺼번에 공개하며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현장에는 업계 관계자와 미디어, 인플루언서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PCIe Gen5 전환이 눈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키오시아는 엔트리부터 메인스트림, 플래그십까지 라인업을 한 번에 제시하며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DRAM리스와 QLC처럼 소비자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소를 숨기지 않고 전면에 두면서도, 성능·가격·발열·전력이라는 현실 조건에서 납득 가능한 답을 내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회사는 ‘기술 역사’와 ‘제조 기반’ 부터 설명했다. 낸드 플래시와 SSD는 단순히 최고 속도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분야다. 공정 성숙도, 품질 관리, 공급 안정성 같은 제조업적 조건이 제품 완성도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키오시아는 요카이치와 키타카미 생산거점을 언급하며 이러한 배경을 뒷받침했다. 요카이치 공장은 1992년부터 가동된 대형 낸드 생산의 대표 거점이고, 키타카미는 최근 제조 체계를 고도화하며 생산 효율과 품질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 결국 “스펙을 내기 위해서는 공장이 받쳐줘야 한다”는 내용의 은유적인 화법으로, 생산 거점의 규모와 운영 방식이 필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시장에 대해 "한국의 리테일 SSD 시장은 제품 비교가 빠르고 평가가 엄격하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출시 초반 물량과 가격이 흔들리면 제품의 장점이 묻히기 쉽고, 펌웨어 안정성 이슈가 생기면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된다. 키오시아는 이런 특성을 의식한 듯, 글로벌 네트워크와 공급 역량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주요 시장에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한국 시장은 ‘검증이 가장 먼저 이루어지는 무대’로 보고 있다는 뉘앙스다.
가장 비중있게 다룬 부분은 PCIe Gen5 라인업이다. 키오시아는 내장형(M.2 NVMe, SATA) 6종과 외장형(포터블 SSD) 1종 등 총 7종을 공개했다. 제품별로 보면, 엑세리아 프로 G2는 TLC 낸드와 DRAM 탑재를 기반으로 최대 14,900MB/s(순차 읽기), 최대 4TB 용량을 제공한다. 이들 제품군은 고해상도 영상 편집이나 대용량 프로젝트 파일을 다루는 작업에서 캐시와 쓰기 버퍼 안정성이 중요하고, 장시간 작업에서 속도가 얼마나 일정하게 유지되는지가 체감 성능을 좌우한다. 플래그십 모델에 DRAM을 넣는 이유도 결국 일관성과 안정성에 있다.
엑세리아 플러스 G4는 DRAM리스 기반 TLC로 최대 10,000MB/s(순차 읽기)를 내세운 메인스트림 제품이다. Gen5로 갈수록 발열과 가격이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고, DRAM리스 설계는 원가와 전력·발열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다만 DRAM리스는 디스크가 거의 가득 찼거나 장시간 대용량 쓰기를 반복하는 상황에서 성능 변화 폭이 커질 수 있는 구조적 리스크가 있다. 결국 메인스트림 DRAM리스 제품의 완성도는 컨트롤러·펌웨어가 이런 예외 상황을 얼마나 부드럽게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키오시아가 합리적 선택지로 정의한 것은, 속도와 가격, 발열까지 한꺼번에 보려는 사용자층을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엑세리아 G3는 QLC 낸드와 DRAM리스 조합을 Gen5 엔트리에서 전면에 내세웠다. QLC는 대용량과 가격 경쟁력에서 강점이 있지만, 쓰기 지속 성능이나 내구성은 설계·펌웨어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래서 QLC 제품은 SLC 캐시 운영, 가비지 컬렉션, 웨어레벨링 최적화가 핵심이다. 키오시아는 벤치마크 결과를 근거로 QLC DRAM리스 신제품이 기존 하이엔드 DRAM 탑재 모델과 동등하거나 상회하는 성능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상 작업”과 “수백 GB 연속 쓰기” 같은 극단 상황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G3는 체감 성능을 끌어올리면서 가격 장벽을 낮추는 카드이고, 무거운 연속 쓰기 작업이 잦다면 상위 TLC 모델이 더 적합할 수 있다. 4TB 모델 출시를 2분기로 예고한 것도 QLC의 강점인 대용량 수요를 본격적으로 노리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엑세리아 베이직은 Gen4 기반 DRAM리스 모델로, 순차 읽기 7,300MB/s와 1TB 기준 3.8W의 낮은 소비전력을 강조했다. Gen5 전환기에는 이런 제품이 오히려 꾸준히 팔린다. 모든 사용자가 Gen5를 체감하는 것은 아니고, 노트북·미니PC·저전력 시스템에서는 발열과 전력 효율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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