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예서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2021년 금융당국으로부터 부과받았던 분식회계 관련 과징금 처분을 법원에서 전액 취소받으며, 수년간 이어져 온 회계 논란에서 사실상 벗어나게 됐다. 형사재판 무죄에 이어 행정소송에서도 회사 측 주장이 받아들여지면서 재무 신뢰성 논란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마무리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9부는 KAI와 KAI 하성용 전 대표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KAI와 하 전 대표에게 부과됐던 과징금 78억8900만원과 2400만원이 모두 취소됐다.
이번 판결은 회사의 회계 처리 방식이 재무 상태를 실질적으로 왜곡하지 않았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원칙 중심 회계 기준에 비춰볼 때 용인될 범위로 판단된다”며 금융위원회의 제재 근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은 KAI가 2017년 방위산업 비리 수사 과정에서 회계 처리와 관련한 의혹의 대상이 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검찰은 KAI의 개발비 등 무형자산 계상 방식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며, 하 전 대표를 분식회계와 횡령, 채용 비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후 KAI는 금융당국의 정밀 감리를 받았다.
금융위원회는 KAI가 협력업체에 지급한 선급금을 공사 진행 여부와 무관하게 비용으로 먼저 반영해 공사진행률을 높게 산정했고, 그 결과 매출액과 매출원가가 실제보다 확대됐다고 판단했다. 또 KAI가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과도하게 인식하고, 하자 보수에 대비한 충당부채는 상대적으로 적게 계상했다고 봤다. 이를 근거로 2021년 3월 KAI와 하 전 대표에게 각각 과징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형사재판에서는 다른 판결이 나왔다. 하 전 대표는 1심 재판에서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고, 해당 판단은 2024년 2심과 2025년 대법원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횡령과 채용 비리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KAI는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첫 무죄 판단이 나온 이후인 2021년 금융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소송은 약 5년 만에 KAI의 승소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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