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개봉한 중국 멜로영화 '먼 훗날 우리'가 8년 만에 한국에서 재조명받고 있다. 1월 20일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9위에 진입하며 역주행에 나섰다.
영화 '먼 훗날 우리' 예고편 캡처 / 넷플릭스
이 작품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현재 국내 박스오피스를 장악하고 있는 '만약에 우리' 때문이다. 구교환과 문가영 주연의 '만약에 우리'는 20일 기준 9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누적 관객 162만 명을 돌파했다. 두 영화는 동일한 소재를 다룬 원작-리메이크 관계로, '만약에 우리'의 흥행이 원작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먼 훗날 우리'는 중국어 원제 '后来的我们(후라이더워먼)'로, 가수 출신 류루오잉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정백연과 주동우가 각각 린젠칭, 팡샤오샤오 역을 맡아 120분 러닝타임 동안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이야기를 풀어낸다.
영화는 2007년 춘절 고향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시작된다. 우연히 마주친 린젠칭과 팡샤오샤오는 친구가 되고, 이후 베이징으로 함께 상경해 꿈을 쫓는다. 농촌 출신인 두 사람은 대도시에서 바닥부터 시작하며 서로 의지하고 연인으로 발전한다.
영화 '먼 훗날 우리' 스틸컷 / 넷플릭스
하지만 가난과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남자는 자수성가를 통한 성공을, 여자는 안정된 가정과 정착을 원했지만 베이징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속도와 방식이 어긋나기 시작한다. 결국 두 사람은 이별을 맞이한다.
10년 후, 베이징행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재회한 두 사람. 영화는 이 하룻밤의 현재 시점과 과거의 추억을 번갈아 보여주며, '우리'였던 관계가 어떻게 남남이 되었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류루오잉 감독은 과거와 현재를 색감으로 구분했다. 연애 시절의 과거는 따뜻한 유채색으로 표현해 사랑의 열기를 담았고, 헤어진 뒤의 현재는 차가운 무채색에 가깝게 처리해 감정의 온도 차를 시각적으로 드러냈다. 후반부로 갈수록 변화하는 색채는 두 사람의 감정 정리와 희망에 대한 여운을 남긴다.
영화가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모든 것을 가진 훗날의 우리는, 정작 '우리'라는 관계를 잃었다"는 아이러니다. 사랑만으로는 부족했던 현실, 집과 돈과 안정이라는 구체적인 문제들을 정형화된 멜로 문법이 아닌 직설적으로 다룬 점이 특징이다.
영화 '먼 훗날 우리' 주연배우 주동우와 정백연 / 넷플릭스
한국 관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네이버 영화 관람객들은 "나의 20대가 생각나서 펑펑 울어버렸다", "내 과거가 되어줘서 고마워" 같은 감상을 남기며 높은 공감을 표했다.
영상미에 대한 찬사도 이어졌다. "영상미가 대단하다. 잘 만든 영화, 여운이 긴 영화"라는 평과 함께 "감독의 연출력과 편집력, 미장센과 음악, 배우들의 충분한 연기력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는 극찬이 쏟아졌다.
한 관객은 "미쳤다. 그냥 멍해졌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며 영화가 남긴 강렬한 여운을 표현하기도 했다.
뛰어난 영상미를 자랑하는 영화 '먼 훗날 우리' / 넷플릭스
영화 '먼 훗날 우리'는 네이버 영화에서 9.51점이라는 높은 평점을 기록하며 한국 관객들 사이에서 '숨은 명작', '인생 로맨스 영화'로 평가받고 있다. 농촌 출신 청년들이 대도시에서 겪는 가난과 불안정, 꿈과 사랑 사이의 선택 등 현실적인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점이 공감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과 중국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사실이다. 한국에서는 9.5점대의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중국 바이두에서는 10점 만점에 5.9점에 그쳤다. '라라랜드'의 중국판이라는 일부 평가처럼, 한국 관객들은 이 작품에서 청춘의 아픔과 현실적 이별에 대한 보편적 공감을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
'먼 훗날 우리'는 2018년 중국 개봉 후 같은 해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에도 공개됐으며, '만약에 우리'의 흥행과 함께 뒤늦게 재평가받는 중이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