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구직자들은 채용 공고를 검색하는 단계에서 해당 기업이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했는지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고용노동부는 민간 취업 포털 등이 기업의 임금체불 이력을 실시간으로 조회하여 채용 공고에 표시할 수 있도록 임금체불 사업주 명단공개 정보를 고용24 오픈API를 통해 19일부터 민간에 전면 개방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데이터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데 있다. 지금까지 임금체불 사업주 명단은 고용노동부 누리집에 텍스트 형태로 단순 게시되거나 엑셀 파일 등으로만 제공되어 왔다. 구직자가 채용 공고를 볼 때마다 별도로 노동부 사이트에 접속해 해당 기업명을 검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사실상 구직 과정에서 체불 위험을 사전에 인지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민간 취업 포털 역시 노동부 누리집 링크를 안내하는 소극적인 방식에 머물렀던 이유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앞으로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고용부가 보유한 체불 사업주 데이터가 민간 플랫폼으로 막힘없이 흐르게 된다. 잡코리아, 사람인 등 민간 취업 포털이나 관련 업체는 고용24가 제공하는 오픈API를 자사 시스템에 연동하기만 하면 된다. 채용 공고를 등록하려는 기업의 사업자등록번호를 입력하는 즉시 해당 기업이 명단공개 대상인지 여부가 자동으로 판별된다.
이렇게 확인된 정보는 채용 공고에 곧바로 표시된다. 구직자는 일일이 찾아볼 필요 없이 공고 배너나 기업 정보란에 뜬 임금체불 사업주 표식을 보고 지원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일자리를 탐색하는 첫 관문에서부터 임금체불의 위험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정보 대상은 총 606명이다. 이는 2026년 1월 13일 기준 수치로, 단순한 체불이 아니라 악질적인 상습 체불 사업주들이 포함됐다. 근로기준법 제43조의2에 따라 임금 등 체불로 2회 이상 유죄가 확정되고, 체불 총액이 3천만 원 이상인 사업주가 그 대상이다. 이들의 성명, 나이, 상호, 주소, 체불액 등 인적 사항과 체불 내역은 3년 동안 공개된다.
현행 직업안정법 제25조는 직업 정보제공 사업자에게 구직자 보호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구인자가 명단공개 대상인 체불 사업주인 경우, 이를 구직자가 알 수 있도록 게재해야 하며 위반 시 사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는다. 법적 의무가 있음에도 기술적 한계로 인해 정보 연동이 어려웠던 민간 업체들의 고충도 이번 API 개방으로 해소될 전망이다. 민간 포털은 더욱 정확하고 신속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되고, 법령 준수 편의성도 크게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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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PI 사용을 원하는 기관이나 기업은 별도의 복잡한 절차 없이 온라인으로 신청 가능하다. 고용24 누리집에 회원가입을 하고 오픈API 서비스 메뉴에 접속해 이용 신청을 하면 된다. 소정의 심사를 거쳐 승인이 떨어지면 인증키가 발급되고, 즉시 서비스를 개발하여 적용할 수 있다. 이용 대상은 직업 정보제공 사업자를 비롯해 공공기관, 학교 등 다양하다. 직업 정보제공 사업자는 사업자등록증과 직업 정보제공 사업 신고 확인증을, 공공기관과 학교는 사업자등록증을 첨부하면 된다.
이미 고용24 내부 시스템에서는 해당 API를 활용해 행정 처리에 적용하고 있었다. 임금체불 명단공개 사업주가 구인 신청을 할 경우 시스템이 이를 자동으로 걸러내어 신청을 거부하거나 공고 게재를 막는 방식이다. 직업안정법 제8조에 따른 조치다. 내부 행정망에서 검증된 기술을 민간으로 확장해 구직자 보호의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조정숙 고용노동부 고용지원정책관은 이번 조치에 대해 구직자의 알 권리와 생존권을 동시에 보호하는 수단임을 강조했다. 조 정책관은 "구직자들이 임금체불 피해를 예방하는 데 이번 API 개방이 실질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고용24를 플랫폼으로 삼아 구직과 채용 과정에 필요한 정보를 발굴하고 민간 개방 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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