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이 보존제 성분인 트리클로산이 혼입된 중국산 치약 6종에 대해 자발적 회수에 나선 가운데, 문제가 된 제품 중 일부는 앞서 리뉴얼 과정에서 제조 공장이 국내에서 중국으로 전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 입장에선 ‘리뉴얼=업그레이드’로 받아들이기 쉽지만, 실제로는 국내 직접 생산에서 중국 제조업체 주문자위탁생산(OEM) 방식으로 바뀌며 오히려 중국산 제품이 된 셈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트리클로산 혼입이 확인된 애경산업의 중국산 치약은 △2080베이직치약 △2080데일리케어치약 △2080스마트케어플러스치약 △2080클래식케어치약 △2080트리플이펙트알파후레쉬치약 △2080트리플이펙트알파스트롱치약 등 6종이다. 트리클로산은 보존제 성분으로, 간 섬유화와 암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국내에서는 약 10년 전부터 사용을 금지해 왔다.
이 중 '2080스마트케어플러스치약'은 기존 2080 스마트케어 치약을 리뉴얼한 제품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지난 2024년 9월 한 온라인 쇼핑몰에 게시된 제품 사진을 보면 당시 판매된 2080스마트케어치약 제조원은 애경산업주식회사로, 제조지는 애경산업 청양공장으로 적혀 있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올라온 제품 판매글에는 제품명이 '플러스+ 리뉴얼'로 바뀌었고, 제조업자 상호와 소재지는 중국 도미(Domy)로 교체됐다. 바뀐 포장지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로 표기됐다.
해당 제품을 구매한 한 소비자는 "그간 2080스마트케어를 사용해왔고, 스마트케어플러스로 바뀌어 업그레이드된 제품인 줄 알고 구매했다"며 "회수 대상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표시사항을 다시 확인하고서야 국내 제조에서 중국산으로 바뀐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원가 절감을 위해 생산 기지를 중국으로 옮긴 것이 이번 사태의 배경이라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가 구조를 낮추기 위해 생산 방식 조정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애경산업 측은 "해당 제품 생산국이 지난 2024년 말께 국내에서 중국으로 전환된 걸 확인했다"라면서 "원가 경쟁력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제조국이 변경됐음에도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상품 설명에 원산지를 '국산'으로 표기해 소비자 혼란을 키웠다는 점이다. 한 소비자는 '메이드 인 차이나'가 적힌 제품 사진과 원산지가 국산으로 표시된 판매 화면을 올린 뒤 "(판매자가) 중국산 제품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제품명에 '플러스'라는 표현이 붙으면서 소비자들은 품질이 개선된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며 "해당 제품이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는 점을 소비자에게 명확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원산지 변경이 잦아지는 만큼 소비자 혼란과 불신을 줄이기 위해 기업은 표시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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