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고령사회로 접어든 서울에서 노인의 삶을 둘러싼 정책 방향이 구체적인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 단편적인 복지 확대를 넘어, 어디에서 어떻게 노후를 보내고 생을 마무리할 것인지에 대한 구조적 질문이 정책 의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20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김주환 기자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는 20일 서울시청 본관 다목적홀에서 '2026년 신년인사회'를 열고 향후 서울 노인정책의 핵심 방향으로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를 제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김영옥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비롯해 시의원, 유관 단체장, 25개 자치구 노인회 지회장과 노인대학장·사무국장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어린이 전문 공연단 '러브락 공연단'의 무대로 문을 열었다. 공연단은 어르신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못난이 삼형제 △소중하다 소중해 △탄생 응원송을 선보였다. 무대에는 아이들과 어르신이 함께 호흡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사회를 맡은 임세규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사무처장은 "신년인사회는 서울시연합회 주요 연간 행사 중 첫 번째 행사"라며 행사 시작을 알렸다.
이후 국민의례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과 먼저 세상을 떠난 노인 지도자들을 기리는 묵념, 노인강령 낭독이 이어졌다.
◆고광선 회장 "노인은 요양시설 아닌, 살던 집에서 노후 마무리해야"
고광선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장은 신년사에서 경로당 중심 노인복지 구조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 회장은 "서울시와 협력해 경로당 주 5일 중식이 점차 자리 잡고 있고, 25개 자치구 협조로 경로당 회장과 사무장 노고에 대한 수당도 지급할 수 있었다"라며 "이는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서울시 정책 기조 속에서 이뤄진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경로당 시설이 여전히 비좁고, 부식비와 식사 도우미 인건비는 초등학교 급식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라며 "이 부분은 반드시 개선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에이징 인 플레이스'를 서울 노인정책의 궁극적 목표로 제시했다.
고 회장은 "지금 대한민국은 노인이 병들면 요양병원으로 갔다가 요양원에서 생을 마감하는 구조가 일반화돼 있다"라며 "경로당을 중심으로 살던 집에서 정든 사람들과 함께 살다, 정든 집에서 생을 마감하는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6년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신년인사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김주환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축사를 통해 노인 정책 확대 의지를 재확인했다.
오 시장은 "약자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약자와의 동행' 예산을 전년 대비 8600억원 늘려 15조6000억 원 규모로 편성했다"라며 "어르신들의 노후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원칙 아래 노인 일자리를 10만개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라며 "어르신들이 평생 쌓아온 경험과 지혜가 사회의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보람과 존엄이 함께하는 일자리를 만들겠다"라고 첨언했다.
또한 실내 파크골프장과 체육시설 확충, 스마트 경로당과 디지털 동행 플라자 조성 계획도 언급했다.
◆통합돌봄·경로당 중식·노인 전문 교육원…5대 실천 목표 제시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는 이날 비전 보고를 통해 올해부터 본격 추진할 5대 실천 목표를 공개했다.
첫 번째는 정부가 3월부터 시행하는 통합돌봄 사업에서 노인회가 선도적 역할을 맡는 것이다. 방문 진료 활성화와 재가 돌봄 확충, 노인성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확대 요구를 통해 요양시설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돌봄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는 경로당 무료 중식의 안정적 정착이다. 부식비 지원 확대와 중식 도우미 인건비 현실화, 조리시설 확충을 통해 경로당을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닌 '생활 거점'으로 기능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경로당 시설 기준을 법제화해 휴게실·프로그램실·식당 등을 갖춘 미래형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세 번째는 평생교육 인프라 구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폐교와 서울시 소유 건물의 사용권을 확보해 어르신 전용 교육시설로 활용하고, 요양보호사·경로당 복지사·파크골프 심판·반려동물 관리사 등 직무 교육을 통해 노인 일자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0일 서울시청 본관에서 '2026년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신년인사회'가 개최됐다. = 김주환 기자
네 번째는 여가·문화 복지 서비스 확대다. 노인 지도자와 취약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국내 문화 탐방을 확대하고, 서울의 문화예술을 지방에 전파하는 동시에 지방의 향토 문화를 서울 어르신들이 접할 수 있는 교류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교류 확대도 제시됐다. 서울 노인이 세계 노인 사회를 선도하는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국제 교류 기반을 마련하고, 민간 차원의 교류를 통해 경색된 남북 관계 완화에도 역할을 모색하겠다는 구상이다.
행사 말미에는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를 기념하는 떡케이크 절단식이 진행됐다.
끝으로 고광선 회장은 "3563개 서울 경로당이 건강하고 행복한 공간이 되도록 끝까지 섬기겠다"라며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데 서울시연합회가 앞장서겠다"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