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3차 상법개정에 드라이브를 건다.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위원들과 오찬을 갖는다.
민주당 특위가 현재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 처리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위는 해당 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오는 3월 말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화되기 전에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에 대해 재계가 경영 자율성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어 향후 입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李, 22일 '코스피5000특위' 만나 자본시장 선진화 논의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2일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위원들과 오찬을 갖는다.
이번 오찬은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첫 4900선을 돌파하며 목표치인 5000 달성을 목전에 둔 시점에 마련됐다.
특위는 지난해 6월 출범 이후 상법 개정 등을 주도하며 정부의 '코스피 5000' 공약을 입법으로 뒷받침해왔다.
지난 7월 통과된 1차 상법 개정안은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고,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 주주와 특수 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후 9월에는 2차 상법 개정이 이뤄졌다.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 대해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기존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오찬은 3차 상법 개정에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특위 위원들을 격려하고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의 증시 상승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상승세가 지속되도록 뒷받침할 규제 개선과 제도 혁신 방안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 21일 3차 상법개정안 심사…3월 주총 시즌 전 본회의 통과 전망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20일 3차 상법 개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코스피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5000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며 "이는 끝이 아닌 시작이며, 3차 상법 개정을 통해 우리 자본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3차 상법 개정안은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을 강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핵심은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개정안에는 ▲자사주 처분 계획의 매년 주주총회 승인 의무화 ▲1년 내 미소각 또는 계획 위반 시 이사 개인에게 5000만 원 이하 과태료 부과 등의 강력한 제재 방안도 포함됐다.
한 의장은 "이번 개정안은 소액주주 권리 보호와 시장 신뢰 회복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당초 민주당은 3차 상법개정안을 지난해 처리하려 했으나 국민의힘과 재계가 반발한 데다 법안을 처리할 법사위에 여야 쟁점 법안들이 몰리며 처리가 불발됐다.
이런 가운데 오는 3월 기업들의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는 만큼 이전에는 법안이 처리되어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일단 법사위는 오는 21일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열고 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발의한 상법 개정안 등을 심사할 예정이다.
경제8단체 "3차 상법 개정시 합리적 보완필요…배임죄 개선 먼저"
3차 상법개정안 처리에 다시 시동이 걸리자 경제계는 기업 경영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도록 제도 보완과 함께 배임죄 개선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경제 8단체는 3차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 입법 취지에 부합하면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도록 합리적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다고 20일 밝혔다.
핵심은 비자발적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의 소각 의무를 면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자발적 취득 자기주식은 정부가 장려한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경우가 많고, 향후 석유화학 등 구조 개편이 필요한 산업에서 인수·합병(M&A) 중 취득한 자기주식을 반드시 소각해야 한다면 사업 재편 속도가 늦어지고 산업 경쟁력 저하도 우려된다는 취지다.
나아가 특정 목적 취득 자기주식도 처분 과정에서 악용될 우려가 있다면 처분 절차 시 주총 결의를 받도록 하면 된다고 밝혔다.
또한 기업이 상법 제341조의2에 의해 취득한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경우에는 감자 절차를 면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합병 등 특정 목적 자기주식의 경우 소각 시 감자 절차(채권자보호절차, 주총 특별결의)를 거쳐야 하는데, 채권자의 대규모 상환 요구를 감당하지 못하거나 주총 특별 결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법 위반 상태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기주식을 소각하지 않고 보유·처분하는 경우 보유 처분 계획을 매년 주총에서 승인받아야 하는 개정안에 따르면 경영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 있는 만큼 계획에 변동 사항이 없는 경우는 3년에 한 번만 승인받도록 승인 기간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이들 단체는 또 기존 자기주식은 6개월의 소각 유예 기간을 두고 이후 1년 이내에 소각하도록 한 규정과 관련, 막대한 기존 자기주식 규모를 고려해 유예 기간을 1년으로 늘리고 소각뿐 아니라 처분도 가능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들 단체는 국회가 지난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1차 상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경영판단에 대한 과도한 형사책임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배임죄 제도 개선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며 보완도 촉구했다.
경제단체들은 "배임죄 개선이 늦어지면서 기업들이 경영 의사결정을 유보하거나 기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기업이 적극적 투자와 혁신 활동을 추진할 수 있도록 3차 상법 개정에 앞서 경영판단 원칙 명문화 등 배임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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