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했다. 정 대표에게 "혹시 반명(반이재명)이십니까"라고 말했다. 이에 정 대표는 "우리는 모두 친명(친이재명)이고 친청(친청와대)입니다"라고 응수해 폭소가 터져 나왔다.
최근 치러진 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 등에서 이른바 '이 대통령은친명(친이재명) 대 친청(친정청래)' 구도가 불거진 것과 관련해 농담을 던진 것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만찬 후 청와대 본관에서 오후 6시부터 2시간 40분 동안 진행됐으며, 국정과 민생 전반에 관한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갔다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만찬에는 정 대표를 비롯해 이달 11일 보궐선거에서 선출된 한병도 원내대표, 강득구 이성윤 문정복 최고위원(가나다순) 등 4명을 포함한 민주당 최고위원 9명 전원이 참석했다.
이날 만찬은 집권 2년차를 맞은 데다 최근 한 원내대표를 비롯한 4명의 당 지도부 멤버가 새로 선출된 계기에 원활한 당정 관계를 당부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 대통령은 "최고위원 선출로 완전체가 된 민주당 지도부를 뵙고 싶었다"며 "평소에도 여러 계기에 자주 뵙기를 소망했고, 특히 이번에는 새 지도부 결성을 계기로 빨리 뵙자고 청했다. 제가 미처 잘 모를 수도 있는 민심과 세상 이야기를 현장에서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있는 여러분을 통해 자주 듣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은 국가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모두 참 고마운 분이다"며 "당대표 시절 윤석열 독재의 탄압으로 고통을 받으면서 함께 사선을 넘었으며, 그 힘든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도 대표로서 당무에 한치도 소홀함이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저는 대표로서 부족함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 더 노력해야겠다고 늘 다짐한다"며 "지금도 다른 차원의 엄중함이 여전히 자리 잡은 시기이므로 대통령님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당의 역할을 잘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취임 후 입법 상황을 점검해 보니 개원 후 20개월 지점을 기준으로 보면, 22대 국회 입법 통과율이 20.2%로 21대 국회의 24.5%, 20대 국회의 29.2%에 비해 최저를 기록하고 있어 국민께 죄송하고 걱정이 앞선다"며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와 관련해 신속 추진되어야 할 입법이 184건인데 그중 37건만이 현재 국회를 통과했다. 앞으로 모든 역량을 동원해 입법 처리에 집중함으로써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를 튼튼하게 뒷받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에서 참석자들은 급격한 국제정세 변화에 대한 대응, 행정통합의 성공적 추진, 검찰개혁 후속 입법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K-컬처 문화 강국 도약 등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대화를 이어갔다.
정 대표는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의 '반명'을 농담을 언급하며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했고 대통령께서도 활력이 넘치고 유쾌하셨다"며 "저도 이 대통령의 국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시절 야당탄압, 정적제거 이재명 죽이기 차원에서 자행된 1차 체포동의안 표결 때 얘기도 했다"며 "이때 무효표 논란으로 1시간가량 개표가 지연됐을 때 (이 대통령의) 옆자리 짝꿍으로서 소회를 말할 땐 그날의 감정에 코끝이 찡했다"고도 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반명이 어디 있나. 자꾸 우리를 갈라치기 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이런 건 바로잡아야 한다"고 한 것을 거듭 언급하며 "우리는 하나임을 강조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강득구·박수현 '1인 1표제 해당행위' 발언 화해...강득구 "'원팀' 메시지 무겁게 받아들여"
또 대통령과 회동 후 박 수석대변인과 강득구 최고위원의 불화도 원만히 해결됐다. 강 최고위원은 1인 1표제 재추진 과정에서 박 수석대변인이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행위'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취소했다.
강 최고위원은 이날 회동 후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 만찬이 있었고,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며 "오늘 만찬장의 분위기는 가볍고 유쾌했지만, 그 안에 담긴 원팀을 향한 메시지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만찬과 조금 전 통화를 통해서 남아있던 오해와 서운함을 풀었다"며 "예정했던 기자회견 계획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수석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폼 넓게 이해하고 사과를 받아줬다"며 "강 최고위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그는 "오늘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이런 일이 발생한 자체보다도, 그 일이 제가 진심으로 존경하는 강 최고위원 사이에 생겼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탄핵의 'ㅌ' 자도 꺼내기 어렵던 즈음에 용기 있게 '윤석열 탄핵 야5당 국회의원 연대'를 태동시킨 동지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존경하던 강 최고위원은 자신의 진심이 모욕당했다고 여겼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사과를 받아줬고 이해해줬다. 역시 최고위원이다"라고 했다.
[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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