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례나 피감자에게 정보 유출…'해임' 요구와 달리 '정직 3개월'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에서 불거진 비위 소방서장의 감찰 무마 시도 의혹이 법정에서 사실로 드러났다.
특히 전북소방본부는 그간 투명한 감찰 행정을 약속해놓고도 뒤로는 피감 당사자인 소방서장에게 감찰 진행 상황을 몰래 흘려주기도 했다.
20일 전주지법 형사6단독(김현지 판사) 심리로 열린 김모 소방정과 소방관 A씨의 뇌물공여 및 공무상 기밀누설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사는 이들의 범죄사실을 읽으며 피고인들에게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소방정은 2021∼2023년 1천600만원 상당의 업무추진비와 관용차를 사적으로 써 2023년 감찰 조사를 받게 됐다.
당시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은 장기간에 걸친 김 소방정의 비위를 폭로하면서 해임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었다.
이때 소방본부 감찰 부서에서 근무했던 A씨는 2023년 7월 김 소방정에게 전화로 감찰 진행 상황을 소상히 일러줬다.
그는 이후로도 무려 5차례나 더 김 소방정과 연락해 피감 당사자에게 알려져서는 안 될 감찰 기밀을 흘렸다.
김 소방정은 이미 알고 있는 감찰 정보를 토대로 징계위원들 앞에 섰고 노조의 기대와 달리 정직 3개월 처분만 받았다.
그는 이후 징계의결권이 있는 상사에게 26만원 상당의 굴비 선물 세트를 답례의 의미로 보냈고 2024년에는 또 다른 요직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노조는 당시 "파면까지는 아니어도 해임은 나올 줄 알았는데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냈었다.
노조는 이후 전북소방본부 감찰 부서에 근무했던 여러 직원이 김 소방정을 도운 정황이 있다고 폭로했으나 경찰과 검찰은 수사를 통해 명확히 범죄가 드러난 A씨만 법정에 세웠다.
전북소방본부는 조직적인 감찰 무마 시도가 노조의 입을 통해 드러난 이후에도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아 빈축을 사기도 했다.
A씨는 이날 법정에서 김 소방정에게 감찰 진행 상황을 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소방정과) 나이도 동년배고 감찰 때문에 어렵다고 연락이 와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0여년간 화재와 사고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고 어려운 사람 도우면서 성실하게 공직 생활했는데 그때의 일을 후회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징계 무마 시도 등 범죄 사실을 인정함에 따라 다음 달 13일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기로 했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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