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국가들 "불확실성 해소" 환영…中영향력 확대 견제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아프리카 국가가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게 한 미국의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African Growth and Opportunity Act)이 재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지난 12일 AGOA를 2028년까지 3년간 연장하는 법안을 찬성 340표, 반대 54표로 가결했다.
이 법안은 상원을 통과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하면 재시행된다.
트럼프 행정부도 AGOA 연장을 지지하지만, 지난해 미국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의 치열한 대치 속에 지난해 9월 연장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종료됐었다.
AGOA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중 적격성을 인정받은 국가에 대해 미국 시장 진출 시 면세 혜택 등 일방적 특혜를 부여하는 법률이다. 2000년 제정돼 2015년까지 이행됐고 10년 더 연장된 바 있다.
AGOA는 지난 25년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32개국이 미국 시장에 섬유, 자동차, 광물 등 다양한 품목을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아프리카 산업화와 고용 창출의 견인차 구실을 해왔다.
아프리카는 AGOA 연장안 미 하원 통과를 일제히 환영했다.
마흐무드 알리 유수프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은 "AGOA는 상호 유익한 경제 관계를 촉진하고 세계 무역에서 신뢰할만한 파트너로서 아프리카의 역할을 강화하는데 중요하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파크스 타우 남아프리카공화국 통상산업경제부 장관도 "남아공은 미국과 오랫동안 계속된 무역과 투자 관계를 중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AGOA가 재연장되더라도 미국과 외교적 불화를 겪는 남아공은 혜택 대상국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달 상원에 출석해 하원이 관련 법안을 추진한다면 AGOA에서 남아공을 분리하는(separate) 방안을 검토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또 AGOA가 재연장되더라도 아프리카 수출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부과하는 10%의 '보편 관세'는 부과받게 된다고 아프리카 뉴스 사이트 '올아프리카닷컴'은 전했다.
제네바 국제무역센터(ITC)는 앞서 AGOA 종료 시 케냐, 탄자니아, 카보베르데, 레소토, 에스와티니 등의 의류와 기타 상품 수출이 많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아프리카 최대 경제 대국인 남아공의 수출은 17% 감소하고 금속, 자동차, 화학제품 분야에 손실이 집중될 것이라고 ITC는 분석한 바 있다.
미국 의회의 AGOA 재연장 움직임을 두고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이슨 스미스 미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은 "AGOA 종료로 생기는 공백을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악의적 국가가 채우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미스 위원장은 이어 "아프리카에는 전 세계 핵심 광물의 30%가 매장돼 있으며 중국이 이 필수적인 공급망을 독점하기 위해 80억∼100억 달러(약 11조8천억∼14조7천500억원)를 투자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에서 발행되는 아프리카 전문지 '죈 아프리크'(Jeune Afrique)는 "아프리카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하고 중국이 강화됨에 따라 미 하원이 재연장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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