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산시에 따르면, 직매립 금지 조치 직후 서울 금천구에서 발생한 생활쓰레기 약 120t(톤)이 충남 서산의 한 폐기물 재활용업체로 반입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사례는 서산시가 최근 중파·분쇄시설을 갖춘 폐기물 재활용업체와 중간처분업체 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과정에서 적발됐다.
특히 서산시의회에서도 문제 제기가 나왔다.
문수기 서산시의원은 지난 9일 제311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생활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이 단번에 무너졌다”며 “이대로라면 직매립 금지는 환경 보호를 위한 제도가 아니라 쓰레기 이동만 가속하는 제도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민간업체를 경유해 다른 지역 생활쓰레기가 서산시 자원회수시설에서 처리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다만 서산시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가 위탁한 운반 차량만 자원회수시설 출입이 가능해 외부 생활쓰레기 반입 자체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업체 점검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수도권 생활쓰레기가 서산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행정처분을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도권매립지를 둘러싼 갈등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 반입량이 급감하면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가 미사용 매립장을 활용한 광역소각장 조성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SL공사에 따르면, 송병억 사장은 지난 14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수도권매립지 3-2매립장과 4매립장 부지에 수도권 지자체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광역소각장 유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직매립 금지로 생활폐기물 반입량이 급감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자 자구책 차원에서 대안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난해 1~11월 수도권매립지 전체 반입수수료는 971억원으로, 이 가운데 생활폐기물이 528억원(54%)을 차지했다.
그러나 직매립 금지가 시행된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생활폐기물 반입량은 82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9% 급감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연간 수익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가운데 3-1매립장은 사용 중이지만 3-2매립장과 4매립장은 아직 활용되지 않고 있다. SL공사는 이 부지를 소각장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인천시와 서구는 즉각 반발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광역소각장 건립은 시 방침과 전혀 무관하며 사전에 협의된 사안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서구 역시 “대형 소각장이 들어설 경우 과거처럼 쓰레기 반입 차량이 몰려들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를 표했다.
인천시의회도 “공식 협의 없이 민감한 사안을 언급한 것은 지역 갈등을 재점화할 수 있는 부적절한 행위”라며 “발생지 처리 원칙과 매립지 종료라는 큰 방향에 부합하는 책임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서구가 청라국제도시 노후 소각장을 대체할 신규 소각장 부지를 물색하는 과정에서도 수도권매립지가 후보지로 거론되며 논란이 일었다. 당시 검단 지역 주민과 정치권은 직매립 금지 효과를 체감하기도 전에 소각장 신설 문제가 불거졌다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폐기물 처리 기반시설이 집적된 수도권매립지에 현대화된 소각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는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구는 오는 21일 자원순환센터 입지선정위원회를 열어 후보지 12곳 가운데 3곳으로 압축하는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서구 관계자는 “현장 답사를 마친 만큼 합리적인 결정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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