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한국피자헛 차액가맹금 반환 책임을 확정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 내 오랜 수익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유사 소송이 진행 중인 업계에서 이번 판단은 선례가 된다. 판결에 비춰보면 수익 공백이 발생할 수 있어 대안 마련도 필요해졌다.
이로써 소비자들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수익 감소를 보완할 대책으로 쿠폰·할인·프로모션 등 소비자가 누려온 혜택이 먼저 조정될 수 있어서다.
대법 ‘차액가맹금’ 제동, 관행 종말 신호
대법원 민사3부가 지난 15일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한국피자헛은 지난 2016년~2022년까지 가맹점주들에게 받은 차액가맹금 약 215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20년 12월 피자헛 가맹점주들이 본사가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차액가맹금을 원·부자재 대금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중복 수취했다며 제기됐다. 차액가맹금은 본사가 점주에게 재료를 공급할 때 도매가격보다 높게 책정해 얻는 차익이다.
핵심은 차액가맹금을 받기로 가맹점과 구체적으로 합의했는지였다. 본사는 점주의 묵시적 동의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계약 등에서 근거가 확인돼야 한다고 봤고 대법원도 이를 확정했다. 이로써 ‘관행’에 기대온 프랜차이즈 업계 차액가맹금 수익 구조에 제동이 걸렸다.
판결 여파…계약서 재편 압박
이번 판결이 업계를 긴장하게 만드는 이유는 이미 유사 소송이 여러 업체에서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소송에 휩싸인 업체는 차액가맹금 구조가 대다수인 외식업에 집중됐다.
외식업을 운영하는 회사들이 받는 가장 큰 타격은 차액가맹금에 의존해 온 본사의 ‘간접 수익 모델’이다. 그동안 사실상 핵심 수익원이었던 차액가맹금 구조가 법적·제도적 제약을 받으면서 본사는 고정적·안정적 현금 흐름을 잃고 수익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다. 이는 단순한 수익 감소를 넘어 본사 사업 모델 자체를 재설계해야 하는 구조적 충격을 야기할 수 있다.
다만 모든 프랜차이즈에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맹본부에 계약 구조에 따라 계속가맹금을 로열티만 수취하는 곳과 차액가맹금만 수취하는 곳 그리고 로열티와 차액가맹금을 병행 수취하는 곳으로 나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도 가맹 분야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피자헛처럼 로열티와 차액가맹금을 같이 수취하는 가맹본부는 38.6%로 집계됐다. 이는 곧 프랜차이즈 10곳 중 4곳이 이번 대법 판단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수익 구조 재편…나비효과는
프랜차이즈를 거느린 유통회사들은 재원이 줄거나 과거분 반환 부담이 커질 경우 수익 구조 점검이 불가피해진다. 이에 따라 로열티 신설이나 물류 사용료, 광고·판촉비 분담 방식까지 포함해 수익 포트폴리오를 재배치하려는 시도가 뒤따를 수 있다.
본사가 수익원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쿠폰·프로모션 규모 ▲배달 할인 ▲세트 구성과 옵션 정책 ▲가맹점 지원금·마케팅 집행 방식 등이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가격을 곧바로 올리지 않더라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혜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세종대 김대종 경영학과 교수는 더리브스 질의에 “중장기적으로는 차액가맹금 중심 구조가 제약을 받으면서 본사들이 로열티나 판촉비·물류비·시스템 비용 등으로 수익 포트폴리오를 재배치하려는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즉각적인 가격 인상보다 할인·쿠폰·프로모션 같은 정책이 먼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소송 부담이 누적되면 규모가 작은 외식 브랜드는 대응 자체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본사 경영이 흔들릴 경우 공급가 조정이나 운영 정책 변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 같은 변화가 1~2년 내 단기간에 나타난다기보다 소송이 정리되는 과정에서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라고 덧붙였다.
마선주 기자 msjx0@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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