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체육시설은 ‘체육 복지’의 상징이다. 저렴한 이용료와 높은 접근성은 운동을 시작하기 어려웠던 시민들에게 문턱을 낮춰줬고 고령자, 장애인, 청소년 등 체육 소외계층의 일상적 신체활동을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역할만 놓고 본다면 공공체육시설 확대는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환영받아야 할 정책이다.
그러나 최근 곳곳에서 제기되는 민간체육시설의 어려움 또한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동일 생활권 내에 유사 종목의 공공시설이 들어서면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해야 하는 민간시설은 가격 경쟁에서 버티기 어렵다. 코로나19 이후 간신히 회복 단계에 들어선 민간 체육산업에 또 하나의 구조적 부담이 더해지고 있는 셈이다.
문제의 핵심은 ‘공공이냐 민간이냐’의 선택이 아니다. 공공체육시설이 민간체육시설의 역할까지 대체하려 할 때 갈등이 발생한다. 공공은 복지와 입문, 민간은 전문성과 특화 서비스라는 역할 분담이 명확해야 한다.
공공시설은 기초 체력 증진과 건강 회복 중심으로, 민간시설은 퍼스널트레이닝, 재활, 선수 육성 등 고도화된 수요를 담당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더 나아가 공공에서 민간으로 이어지는 ‘연계 모델’도 고민해야 한다. 공공시설에서 운동을 시작한 시민이 일정 단계 이후 자연스럽게 민간시설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매개 역할을 한다면 이는 경쟁이 아닌 상생의 구조가 된다. 공공시설의 일부 프로그램을 민간에 위탁하거나 공동 운영하는 방식도 충분히 대안이 될 수 있다.
체육은 복지이면서 동시에 산업이다. 복지를 앞세운 정책이 산업의 기반을 무너뜨린다면 지속가능할 수 없다. 이제는 공공체육시설 확대라는 양적 논의에서 벗어나 민간과 함께 성장하는 질적 설계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체육 정책의 성공은 시설의 숫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살아남는 구조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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