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냐 은행이냐···원화 스테이블코인, 선공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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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냐 은행이냐···원화 스테이블코인, 선공은 누구?

이뉴스투데이 2026-01-19 18:49: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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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PG). [사진=연합뉴스]
스테이블코인 (PG).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제도 공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권이 사업 준비와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발행 주체를 둘러싼 정부·정치권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은행들은 컨소시엄 구성과 제도 설계 논의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방은행과 저축은행을 포함한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을 가장 먼저 공식화했다. 하나금융 주도로 BNK금융지주, iM금융지주, SC제일은행, OK저축은행 등이 참여했으며 스테이블코인 사용처가 될 기업들과의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컨소시엄 출범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하나금융이 처음이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도 관련 사업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은행권은 법제화 이전 단계임에도 사업 구조, 기술 역량, 인력 배치 등을 준비하며 스테이블코인 도입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법이 만들어진 이후에 움직이기에는 시장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고 말했다.

정책 당국은 은행 중심 발행 모델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는 지급결제 시스템의 안정성을 이유로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가 은행 수준의 건전성을 갖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은행이 지분 50%+1주 이상을 보유한 컨소시엄부터 발행을 허용한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은행 과반 구조가 금융 혁신과 글로벌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핀테크·플랫폼·블록체인 기업도 발행 주체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오는 20일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여당 단일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은행권 내부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이자 지급 허용’ 여부를 놓고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최근 주요 은행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설명회를 열고, 은행 중심 단일 스테이블코인 발행 모델과 이를 전제로 한 이자 지급 가능성을 검토했다. 은행연합회가 글로벌 컨설팅사에 맡긴 스테이블코인 연구 용역의 중간 점검 성격으로, 최종 보고서는 다음 달 초 나올 예정이다.

은행들이 이자 지급 가능성까지 검토하는 배경에는 수신 기반 방어 논리가 깔려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송금을 넘어 예금 대체 수단으로 확산할 경우, 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예대마진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국내 대형 은행 수익의 85% 이상은 예대금리차에서 발생한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네트워크 효과로 승자독식이 예상되는 시장”이라며 위기감을 드러냈고,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예금·대출·송금에서 기존 금융사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이자 지급 허용을 둘러싼 논란은 만만치 않다. 핀테크 업계는 은행 발행 스테이블코인에만 이자를 허용할 경우 사실상 ‘토큰화된 예금’이 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미국의 ‘지니어스법’ 역시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가 이용자에게 이자나 수익을 지급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발행 주체를 둘러싼 이분법적 논쟁보다는 협력 모델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은행의 안정성과 핀테크의 기술력·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한 구조가 바람직하다”며 “발행 주체 논쟁보다 역할 분담과 시장 설계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법안 향방과 관계없이 은행권의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하나은행과 두나무, 국민은행과 빗썸, 신한은행과 코빗 등 기존 협력 구도 역시 스테이블코인 국면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도 정비 이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금융권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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