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교원그룹과 아시아나항공에서 발생한 해킹 사고와 관련해 정보통신망 침입 정황이 확인되면서 경찰이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최근 대형 기업을 겨냥한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잇따르자 기업 전반에 보안 경계령이 내려지고, 보안 시장에도 직접적인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19일 정례 간담회에서 “교원그룹과 아시아나항공 해킹 사고는 범죄 혐의가 확인돼 수사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교원그룹을 비롯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신세계 등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해킹 사고 관련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해 왔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은 아직 범죄 혐의 여부가 확정되지 않아 내사 단계에서 추가 확인이 이뤄지고 있다.
경찰은 특정 해킹 그룹이나 북한 연루 가능성에 대해서는 “수사가 더 진행돼야 판단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최근 발생한 해킹 사건들에 대해 정보통신망법상 침입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정보 유출 논란을 빚은 쿠팡 사태 역시 수사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쿠팡 해럴드 로저스 한국 임시 대표는 경찰의 2차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으며, 경찰은 현재 3차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로저스 대표는 지난달 국회 청문회를 마친 직후 출국해 아직 국내에 복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법무부에 입국 시 통보를 요청해 둔 상태다.
서울경찰청은 개인정보 유출, 산업재해 은폐 의혹 등을 포함해 쿠팡 관련 의혹 전반을 들여다보기 위해 수사 종합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출석 요구 기한은 아직 남아 있다”며 향후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잇따른 대형 해킹·유출 사고는 산업계 전반의 보안 대응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교원그룹은 해킹 사고 이후 전사 시스템 전수 조사와 보안 취약점 정밀 분석,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강화 등 후속 조치에 착수했다. 고객 정보 유출 여부와 규모는 아직 조사 중이지만, 추가 피해 차단에 초점을 맞춘 대응이라는 설명이다.
동종 업계와 연관 산업에서도 선제적 보안 강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교육기업 대교는 접근 통제와 계정·로그 관리 정책을 강화, 기존 경계 보안 중심 체계에서 네트워크 이상 행위 탐지(NDR)까지 포함하는 다계층 보안 체계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비상교육 역시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P) 인증을 유지하며 내부 보안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가구·유통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신세계까사는 그룹 차원의 정보 유출 사고 이후 전사 보안 점검과 취약점 개선을 진행, 현대리바트 역시 서버와 B2B·B2C 시스템 전반에 대한 보안 강화와 신규 설루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 곳이 뚫리면 전체 시스템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안 수요 확대는 관련 중소기업과 보안 설루션 업체로도 이어지고 있다. 무선 해킹 탐지 설루션 기업 지슨과 AI 기반 보안 설루션 기업 에스투더블유 등은 최근 기업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도입 문의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일부 보안 기업의 주가는 대형 유출 사고 이후 변동성을 보이면서도 이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형 기업을 겨냥한 해킹이 일회성 사건이 아닌 구조적 리스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이제 보안은 비용이 아니라 필수 인프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대기업의 사고가 중소기업과 산업 전반의 보안 투자 기준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