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혁당 재건위’ 故 강을성, 사형 50년 만에 재심서 ‘무죄’···法 “유족에 머리 숙여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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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혁당 재건위’ 故 강을성, 사형 50년 만에 재심서 ‘무죄’···法 “유족에 머리 숙여 사죄”

투데이코리아 2026-01-19 16:40: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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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 청사에 간판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 청사에 간판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유진 기자 | 박정희 정권 시절 이른바 ‘통일혁명당(통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사형이 집행된 고(故) 강을성 씨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형 집행 이후 약 50년 만의 명예회복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강민호 부장판사)는 이날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사형을 선고받았던 강씨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않거나 이를 기초로 획득한 이차적 증거 역시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한 적법 절차에 따르지 않는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특히 강씨의 피의자 신문조서 등 주요 증거에 대해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작성된 위법 수집 증거”라며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를 위반해 수집된 증거와 그로부터 파생된 이차적 증거 역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선고 직후 “무죄를 선고한 마음이 무겁다”며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았다고 하나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이미 발생했고, 너무 늦었다는 점에서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사법부가 북한과의 극심한 이념적 대결에 대한 시대 상황이나 국가의 안일한 명분만을 앞세워 한 개인의 존엄과 인권을 지키는 일에 무심했던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며 유족들에게 사죄와 위로의 뜻을 전했다.
 
방청석에 있던 유족들은 눈물을 훔쳤고, 한 유족은 자리에서 일어나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강씨의 큰딸 강진옥씨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단 한 번도 아버지를 간첩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며 “오늘 판결로 아버지의 명예가 회복돼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막내아들인 강원태씨도 “어려서 아버지의 기억을 거의 형제들과 어머니 전언으로 들었다”며 “기억나는 몇 조각으로 아버지는 훌륭한 분이었고 감히 말씀드릴 순 없겠지만 아버지의 명예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고 전했다.
 
한편, 통혁당 사건은 지난 1968년 8월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가 북한의 지령을 받은 세력이 당을 결성해 반정부 활동을 했다고 발표하면서 불거진 간첩단 사건이다.
 
이와 관련해 강씨는 육군본부 소속 군무원으로 근무하던 중 1974년 북한의 지령을 받아 통혁당을 재건하려 했다는 혐의로 보안사령부에 연행됐다.
 
이후 강씨는 고문 등 강압 수사를 거쳐 사형을 선고받았고, 1976년 형이 집행됐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고문을 통해 확보한 진술을 근거로 이 사건을 간첩단 사건으로 발표했다.
 
강씨 유족은 2022년 11월 재심을 청구했고, 지난해 2월 재심 개시 결정이 내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재판부에 무죄를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억울함이 없도록 피고인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는, 마땅히 지켜야 할 절차적 진실이 원심에서 지켜지지 않았다”며 “이로 인하여 더 이상의 실체적 진술을 온전히 담아낼 수 없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에 대해 무죄를 구하겠다”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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