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 균형발전 대책 필요"…주민 투표 요구도
김영록 전남지사 "기본소득·균형발전기금…특별법에 농촌 특례"
(영암=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첫 공청회가 열린 19일 전남 농어촌 소외, 인구·인프라의 도시(광주) 쏠림 우려가 쏟아졌다.
도농 균형발전 대책과 함께 주민 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현장에서는 나왔다.
통합 추진에 속도를 내는 김영록 전남지사는 균형발전기금 신설 등을 통해 농어촌 소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 영암서 첫 공청회…"광주 중심에 소지역·농민 희생 우려"
전남도는 이날 전남 영암군청소년센터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도민공청회를 열었다.
전남 22개 시·군, 광주 5개 자치구 등 권역별 공청회의 첫 일정이었다.
공청회에서는 통합 이후 전남 농어촌이 소외되고 인구와 인프라가 광주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가장 많이 제기됐다.
영암 삼호읍 주민 신양심 씨는 "광주 중심으로 통합이 추진된다는 얘기가 들려 통합 과정에서 작은 지역과 농민이 희생되는 구조가 되지 않을지 걱정된다"며 "신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임차농의 생존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순천 승주읍에 거주하는 정태종 씨는 "순천시에 편입된 승주는 소멸위험 지역이 됐지만 도시로 묶여 농촌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통합이 단체장 의지나 선거 결과에 따라 흔들리지 않도록 특별법에 농촌 예산 배분 등 보호 장치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교육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좋은 광주로 학생과 학부모가 빠져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김영록 전남지사는 "소멸지역을 위한 균형 발전기금 신설과 농어촌 기본소득을 활용해 어느 한쪽도 손해 보지 않는 통합을 만들겠다"며 "행정통합 특별법에 농촌 연금 등 농어민이 받아오던 혜택을 유지하는 농촌 특례 조항을 명확히 담겠다"고 밝혔다.
행정통합 추진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과 함께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손영권 '농어촌 파괴형 풍력·태양광 반대 전남연대회의' 대표는 "중대한 자치단체 통합인 만큼 찬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주민투표를 통해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지방자치법상 시·도의회 의견 수렴이 핵심 절차인 만큼 주민투표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정당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며 "시기를 놓치면 국가 지원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의회 의결 추진 의사를 재확인했다.
◇ 전남도의원 "도농 균형발전 대책 필요"
전남도의회 정영균(더불어민주당·순천1)·최동익(민주당·비례)·임형석(민주당·광양1) 의원은 이날 전남도 동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지역 경쟁력을 높이고 인구 감소와 산업 침체라는 구조적 위기를 극복할 중요한 기회"라면서도 "통합이 일부 지역에는 기회가 되고 농어촌에는 상실이 되는 방식이라면 결코 성공이라 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도의원들은 "1995년 도농복합시 체제 도입 이후 약 30년이 지났지만, 읍면 지역은 여전히 통합의 수혜자가 아닌 소외의 공간으로 남아 있다"며 "행정과 재정, 공공서비스, 산업 정책이 도시 중심으로 설계·집행되면서 인구 감소와 지역 공동화가 가속했다"고 지적했다.
박형대 의원(진보당·장흥1)도 이날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농어촌 축소 위기에 대한 대비는 현저히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행정통합 특별법에 도농복합시 읍면 특별회계 특례 등을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통합특별시장이 광주시장직을 겸직하는 방식에 대한 이의 제기도 있었다.
최형식 전 전남 담양군수는 보도자료를 내고 "광주광역시를 행정적으로 해체하는 방식은 시민 주권과 도시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며 "특별법을 통해 '광주전남특별자치도+광주특례시+준자치구 존치' 구조를 설계하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전 군수는 "통합특별시장과 광주시장은 동시에 선출하되 기능과 권한을 명확히 분리해야 한다"며 "통합특별시장은 광역 기능을 담당하고, 광주시장은 주거·교통·복지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된 도시 자치를 책임지는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cbebop@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