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의 둔화는 완성차보다 먼저 소재 기업의 숫자를 흔들었다. 코스모신소재는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2025년 개별 기준 매출액이 4562억9585만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5697억2859만원 대비 약 20% 감소한 수치다.
매출 감소보다 충격이 컸던 것은 이익이었다. 코스모신소재의 영업이익은 22억7239만원으로 전년 250억235만원 대비 약 91% 급감했다. 외형 축소보다 이익 감소 폭이 훨씬 컸다는 점에서, 매출 감소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2억9344만원, –12억406만원으로 전년 199억9412만원, 176억4754만원 대비 모두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이 간신히 흑자를 유지했지만, 영업 외 비용과 고정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며 손익 구조 전반이 무너진 모습이다.
이는 비용 통제 실패라기보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 감소가 곧바로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생산량이 줄면서 고정비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했고, 그 부담이 세전 단계에서 손실로 전이됐다.
회사 측이 실적 변동의 주요 원인으로 NCM(니켈·코발트·망간) 이차전지 양극활물질 수주 감소를 지목한 것도 같은 이유다. 전방 수요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배터리 셀 업체들의 재고 조정이 이어졌고, 그 여파가 양극재 출하 감소로 직접 연결됐다.
물량 축소는 단순한 매출 감소에 그치지 않았다. 가동률 하락이 본격화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약화됐고, 업황 침체의 충격이 손익 구조 전반으로 확산됐다.
지난해 코스모신소재의 양극활물질 부문은 사실상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삼성SDI향 출하는 재개됐지만, LG에너지솔루션향 단결정 양극재 물량이 줄면서 전체 실적을 떠받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문제는 단기 실적이 아니라 일정이었다. 코스모신소재는 양극재 생산능력을 기존 연 3만톤에서 10만톤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로 3공장 가동 시점이 2026년 하반기로 연기된 상태다. 설비는 갖춰졌지만, 수요가 따라주지 못했다.
이 여파로 2025년 영업이익률은 0.5% 수준까지 떨어졌다. 외형은 유지됐지만 수익성은 사실상 정지 상태에 가까웠다. 회사는 결국 자금 조달에 나섰다. 코스모신소재는 지난 16일 총 1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확보한 자금은 미주·유럽의 친환경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해외 생산 거점 확보와 국내 생산라인 증설에 투입할 계획이다.
시장은 이번 자금 조달을 공격적 투자로 해석하지 않고 있다. 실적 반등을 전제로 한 확장이라기보다, 업황 회복 국면에 들어서기 전까지 생산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에 가깝다는 평가다.
산업 환경도 여전히 녹록지 않다. 중국 정부는 배터리 산업 구조조정을 명분으로 수출 부가가치세 환급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배터리는 2026년 환급률을 낮춘 뒤 2027년 완전 폐지 수순을 밟는다. 저가 물량으로 버텨온 중소 업체들을 정리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중국발 초저가 공세가 완화되며 한국 소재 기업에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업황 회복 시점은 빠르면 2027년 이후로 거론된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모신소재의 실적 저점이 2025년으로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수요 회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수익성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이어진다.
2025년 코스모신소재의 재무제표는 성장 국면의 결과라기보다, 전기차 산업 침체 구간에서 생산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감내한 비용이 수치로 드러난 기록에 가깝다. 업황이 반등하는 시점에 회사가 다시 실적 궤도에 올라설 수 있을지 여부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남는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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