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철 회장 개입? 대한유도회 부정 채용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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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철 회장 개입? 대한유도회 부정 채용 전말

일요시사 2026-01-19 14:41:06 신고

3줄요약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한유도회의 직원 부정 채용 문제가 청탁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직원 선발 과정에 ‘높으신 분’의 입김이 들어갔다는 내용이다. 단체 업무를 총괄하는 회장과 채용에 관여한 전직 임원은 ‘청탁은 절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일요시사>가 당시 대한유도회의 직원 채용 과정을 재구성했다.

감사원이 대한체육회 운영 전반에 대한 특별감사를 진행하던 중 한 통의 투서가 날아들었다. 2022년 6월 대한유도회에 입사한 A 사원이 대한체육회 관계자의 청탁으로 채용됐다는 내용이었다. 익명의 제보를 접수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감사에 착수했고 지난해 10월 감사 결과를 내놨다.

전형 바꾸고

<일요시사>가 입수한 문체부 감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대한유도회 전직 임원과 현 사무처 관계자는 직원 채용 과정에서 특정인에게 유리하도록 전형을 변경하고 점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체부는 여기서 더 나아가 부정 채용의 배경에 누군가의 청탁이 있었다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문체부 감사 결과를 놓고 보면 2021년 6월부터 2022년 5월에 이르기까지 대한유도회가 진행한 채용 절차는 A 사원을 뽑기 위한 일종의 ‘빌드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채용은 1차(2021년 6월), 2차(2021년 12월), 3차(2022년 5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1차와 2차에서 ‘적격자 없음’으로 채용이 무산되자 3차에서는 서류, 면접 점수 등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A 사원을 최종 합격자로 만들었다.

2021년 6월14일 대한유도회는 사무처 직원을 뽑는다는 내용의 공고를 게시했다. 서류전형은 PPT 자료, 경력, 어학 능력 등 9개 분야 총 58점 만점으로 채점했고 지원자 5명 가운데 4명이 통과했다. 하지만 면접에 참여한 4명 모두 합격 최소 점수(80점)에 미치지 못했다. 대한유도회 인사위원회는 ‘적격자 없음’으로 의결했다.

문체부 감사 결과에 따르면 1차 시기의 채용에서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드러난다. 대한유도회는 당시 채용 절차에 영어 면접을 포함했는데, 어학 능력 점수를 0점 받은 지원자가 정성평가 영역인 성실성, 직업 윤리관, 업무 처리 능력 등에서 최고점을 받아 1위를 기록한 것이다.

반면 어학 능력 점수에서 1위를 기록한 지원자는 성실성과 직업 윤리관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2위가 됐다.

당시 채용에 관여한 B씨가 1위를 기록한 자신의 대학 제자를 위해 채용 공고에 우대 사항을 포함하도록 지시한 사실도 드러났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입상자’ 항목을 공고에 넣도록 한 것이다. 이 경우 B씨는 면접의 공정성을 위해 해당 인물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지 말았어야 했지만 그대로 참여했다.

6개월 뒤인 2021년 12월22일부터 모집을 시작한 채용의 경우 전형 과정에 변화가 생겼다. 서류전형은 경력, 어학 능력 등 8개 분야, 총 38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또 1차 채용 시기에 서류전형 합격자들이 80점 미만으로 과락 처리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서류와 면접 점수를 합산해 70점 이상인 지원자를 선발하기로 했다.

일면식 없지만
‘착해 보여서?’

총 29명이 지원해 서류전형에서 6명의 합격자가 나왔지만 면접까지 거친 이후엔 모두 과락이었다. 대한유도회는 이때 채용에서도 ‘적격자 없음’으로 의결했다. 하지만 문체부 조사 결과 채용에도 관여한 B씨가 당시 지원자였던 A 사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형을 손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유도회는 PPT 자료를 요구한 게 지원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판단, 2차 채용 시기에는 제출 의무를 없앴다. 동시에 B씨의 지시로 어학 능력 항목에 영어를 비롯해 일본어 성적도 포함하는 것으로 바꿨다. A 사원의 경우 영어 어학 능력 점수는 없었지만 일본어에는 능통했다고 한다.

B씨는 문체부 조사에서 “유도가 일본이 종주국인데 일을 하다 보니 우리나라 유도계가 (일본을) 종주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유도계 원로들은 우리나라 말만 쓰게 한다. 국제 심판 등을 하려면 일본어를 바꿔서 외워야 하는 문제가 있다. 참가국끼리 캠프를 할 때 일본어로 소통하는데 우리나라만 영어로 한다”고 해명했다.

채용 전형이 유리한 방향으로 바뀌었지만 A 사원은 당시 서류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점수 인정을 위한 증빙 서류를 아예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 사원이 서류전형에서 탈락하자 B씨는 면접에서 합격자를 뽑지 않는 방향으로 논의했다고 한다.

내부 반발이 있었지만 결국 B씨의 의도대로 당시 채용에서도 최종 합격자는 나오지 않았다. 문체부 감사 결과에 따르면 면접 전형에서 B씨의 평가는 일관성이 없었다. 자필로 지원자에 대해 호평을 남기고도 실제 점수는 낮게 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문체부는 “B씨 입장에서는 뜻한 바대로 진행되지 못해 ○(대한유도회 직원)을 많이 꾸짖기도 했다는 ▲(채용 실무자)의 진술에 비춰보면, B씨는 부정 채용이 실패하면 누군가에게 질책을 받을 입장이었다”고 지적했다. A 사원의 채용에 청탁 의혹이 더해진 대목이다.

2022년 5월에 이뤄진 채용에서는 조금 더 노골적인 움직임이 있었다. 2022년 5월10일 모집 공고 게시로 시작된 채용의 서류전형은 2차 시기와 달리 기본 점수 60점과 가산 점수 40점을 합산해 총 10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입사지원서 등 서류 제출로 기본 점수를 매겼고 가산 점수는 어학 능력, 경력 등으로 채점했다.

또 서류전형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지원자를 6배수(6명)로 선발하고 면접 전형에서는 총점 70점 이상 지원자 가운데 고득점자를 최종 합격자로 결정하기로 했다.

서류전형 중 기본 점수에 관해 심사위원들의 비대면 채점이 이뤄졌는데 이를 취합하는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일부 심사위원은 평가 마감 시간을 지키지 않았고 특히 한 심사위원은 실무자에게 한 차례 채점표를 보냈다가 다시 보내는 일도 일어났다.

투서로 시작된 문체부 감사
청탁 의혹에 경찰 수사 의뢰

눈여겨볼 대목은 이때 A 사원의 점수만 10점 이상 상향돼있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A 사원의 점수가 서류전형 합격에 미치지 못하자 그의 점수를 높이고 다른 지원자의 점수를 낮추는 식으로 ‘마사지’가 들어갔다. 결국 A 사원은 6등, 즉 턱걸이로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B씨는 문체부 조사에서 A 사원과 다른 지원자의 점수를 수정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 과정에서 채용 실무자도 B씨의 지시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면접 전형에서도 A 사원은 다른 지원자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B씨는 문체부 조사에서 A 사원이 “착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고 진술했다. 평가 항목이 아니라 A 사원에 대한 자의적인 판단을 개입시킨 것이다.

평가 과정에서 진행한 영작 결과물을 보면 A 사원의 어학 능력 수준이 객관적으로 부족한 데도 준수한 점수를 받았다. 그 결과 A 사원은 사무처 직원으로 최종 합격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사원은 지난해 12월31일 이후 대한유도회 사무처를 그만뒀다.

문체부는 B씨가 채용 전반을 주도한 점, B씨가 A 사원을 사전에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고도 유도회에 적합한 지원자로 판단했다는 주장을 수긍할 수 없는 점, 누군가의 청탁으로 2차 채용 시기부터 A 사원을 채용하고자 한 B씨의 진술이 구체적인 증거로 확인되는 점 등을 지적했다.

B씨 역시 대한유도회를 퇴직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 채용이 진행될 당시 대한유도회 회장이었고 지난해 1월 연임에 성공한 조용철 회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수사 중인 사안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청탁은 절대 없었다”고 말했다.

채용을 주도한 전직 임원 B씨는 “야구 등 인기 종목과 달리 유도는 지원이 부족해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다. 오래 근무할 수 있는 사람을 뽑으려 했다”며 “A 사원이 어리숙할 정도로 착해 보여서 뽑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A 사원과 사전에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점수 올리고

대한체육회 고위급 인사가 청탁을 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절대 아니”라고 말했다. 채용 청탁 의혹을 받는 특정 인물을 언급하면서 재차 묻자 “대회 등에서 얼굴을 본 적은 있지만 친분이 있진 않다”고 했다. 현재 대한유도회장을 비롯해 B씨, 채용 실무를 담당했던 사무처 직원 등이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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