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가 출발부터 파행으로 치달으며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의 자료제출 부실을 이유로 들며 청문회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고 했으며, 민주당은 여야 합의에 의해 정해진 일정인 만큼 청문회를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가 자료제출을 두고 설전을 벌이며 국민의힘은 청문회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임이자 재정경제기획위원장(국민의힘)은 이 후보자의 청문회 안건을 상정하지 않아 이 후보자는 청문회 자리에 배석조차 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를 빚었다.
임이자 기재위원장은 19일 10시 국회에서 열린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전체회의 개회 요구가 있어서 열리게 됐다. 이혜훈 후보자 청문회와 관련해 간사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청문회 안건을 상정할 수 없다"며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인사청문회 대상자가 배석해 모두발언과 선서를 하고 자리에 배석한 채 청문회가 진행돼야 하지만 위원장이 안건을 상정하지 않으면서 '인사청문회'가 아닌 '전체회의' 형태로 열려 이후 의원들 간 의사진행발언을 이어갔다.
與박홍근 "여야 합의에 의한 일정, 위원회를 이 따위로 운영하나"
임이자 위원장 "말 함부로 말라, 자료제출 부실해서 못 여는 것"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이에 격분하며 "위원회를 이 따위로 운영을 하느냐. 지난주 화요일(13일)에 오늘(19일) 10시에 청문회를 한다고 의사봉을 두드렸다. 자료제출이 부실하다고 해서 위원장 본인이 결정한 사안을 스스로 부정하느냐"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후보자를 데려다놓고 청문회를 해야 한다. 무조건 방어할 생각이 없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 검증하자는 것인데 자료제출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보이콧 하는 경우가 있느냐"며 "한덕수 총리부터 시작해서 한동훈, 이상민 전부 자료제출 부실했다. 국회는 국회의 일을 해야 하고, 대통령의 지명에 대해 국회는 검증을 해야 한다. 저희도 의혹에 대해 궁금하다. 국민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청문회를 완전히 거부하겠다는 것이냐. 우리가 결정한 사안을 스스로 뒤집느냐"며 "국무위원 자격이 되는지 따져 묻고 국회는 국회의 일을 하면 된다. 문턱을 넘느냐, 안 넘느냐는 후보자의 몫이다. 기회라도 줘야하는데 위원장이 합의를 뒤집고 보이콧 선언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임이자 기재위원장을 향해서도 "앞으로 재경위 운영을 어떻게 하려고 일방적으로 하느냐"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임 위원장은 박 의원을 향해 "말씀을 함부로 하지 말라. 국회의원을 고발하겠다는 후보자가 어디 있느냐"며 "지난번 회의에서 의결했던 속기록인데 양당 간사가 청문회 합의에 이르지 못하다가 여당 간사가 자료제출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해서 합의한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일정을 변경할 수 있다고 했다"며 일정 변경을 주장했다.
그는 "자료제출과 관련해서 논의하면 된다. 합의해서 상정하면 (이 후보자가) 들어올 수 있다"며 이 후보자의 자료제출이 우선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국힘 "이혜훈은 피의자석에 앉아야 할 수사 대상자"
"후보자가 낸 자료, 검증 불가능한 수준, 자료제출 15% 불과"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에 관한 의혹을 검증하는 자리인 만큼 청문위원들이 요구한 자료제출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료가 제대로 제출되지 않는다면 청문회를 연기할 수 있다고 합의했기 때문에 청문회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고 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기재위 야당 간사)는 "여야는 15일 오후까지 자료가 오지 않으면 연기하겠다고 합의했다. 오늘이 아닌 20일에 열어야 하지만 여당이 반드시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약속해서 오늘 연 것"이라며 "전체의 15%만 제출했고 어제(18일) 저녁 9시가 다 돼서야 일부를 제출했는데 부실투성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증여세 대리 납부 의혹이 있는데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세 아들은 증여세를 낼 당시 학생이거나 미취업이었다. 부모찬스로 증여세를 대납했을 텐데 왜 자료를 내지 않나"라며 "아들들의 예금은 줄지 않았는데 증여세를 어떻게 냈는지 자료를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도 "자녀들의 해외유학 논란이 있어서 초등학교 졸업장을 제출해 달라고 했는데 도착하지 않았고"고 부연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인사청문회 경험은 제가 이 중 유일한 것 같은데 저는 당시에 65%를 제출했다. 하지만 지금 이 후보자는 20%도 안 된다. 김민석 총리도 마찬가지였다"며 "이렇게 해서 무슨 청문회를 하느냐. 청문회에서 보완해달라고 하고 하면 된다고 하지만 이미 시작 전부터 자료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 후보자는 갑질 뿐만 아니라 온갖 문제가 많아 청문회 자리가 아닌 수사기관 경찰서에 출두해야 될 사람이다. 이례적이지만 15일까지 자료가 제대로 제출되지 않으면 연기할 수밖에 없다는 조건을 달았다. 증여세 납부는 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냈는지가 중요한 것 아닌가. 애들 졸업장도 안 내는 것은 틀림없이 문제"라며 이 후보자의 자료제출이 부족하다고 질타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인사청문회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이 상태로는 일분일초도 진행돼선 안 된다"며 "위법행위가 많은 후보자가 자료제출도 부실한다. 청문회를 하는 것 자체가 국민 기만이고 국회의 수치다. 청문회의 즉각적인 중지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범야권인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도 "제대로 된 청문회를 해야 한다. 낙마를 해도 백번 열 번 해야 할 후보자에 대해 다수당이 밀어붙이는 힘이 세대고 해서 허술한 자료로 면죄부 주는 청문회가 돼선 안 된다"며 "성실하게 자료를 내놔도 부족한데 대강대강 해놓고 하루만 떼우겠는 것은 안 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국회법 절차대로 진행해야…민주주의 파괴" 국힘 비판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절차대로 청문회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제출 불가능한 개인정보 등을 요청했고 이 후보자의 자료제출은 국민의힘 주장과 달리 73%에 달한다며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태호 민주당 의원(기재위 여당 간사)은 "정상적으로 청문회를 운영해 달라. 국회법 절차대로 진행해야 한다. 상임위원장의 임의로 감정에 따라 해선 안 된다"며 "인사청문회를 시작할 때 단 한 번도 후보자가 자리에 배석하지 않은 적이 없다. 의사진행발언도 청문회 대상자 발언을 듣고 추후에 정회한 적은 있어도 배석도 안한 적은 없다"며 임이자 기재위원장을 겨냥했다.
정 의원은 "전례를 파괴하고 국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한 인사청문회다. 현재까지 73%가 제출됐고 금융기관 입출금 내역 일체를 요구했는데 어떤 인사청문회에서도 후보자와 후보자의 배우자, 직계 존비속의 금융기관 입출금 전체를 제출한 예가 없다"며 국민의힘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자녀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자료제출을 요구하면서 청문회를 거부하는 행위는 수용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에서 공천 받은 인물이고 국민적 검증을 이미 진행했다. 장관 후보자가 제청하는 것에 대해 심려 있게 고민해 주고 국민 통합 측면에서 봐 달라"고 당부했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 역시 "인사청문회가 부대조건이 붙었지만 개최되는 것으로 의결이 됐다"며 "위원장이나 국민의힘이 보이콧하고 안하는 이유를 진짜 모르겠다. 정말 안하겠다는 것인지 정치적인 목적이나 의도를 갖고 그러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많은 의혹이 언론에 보도됐고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사안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밝혀야 한다. 그래서 청문회를 열어야 하는 것"이라며 "진위 여부에 대해 후보자 육성으로 들어야 하지 않나. 보이콧 하는 이유가 자료제출 부실 이유를 대는데 그간 청문회에서 100% 자료제출 한 후보자가 있었나. 윤석열 정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제출 안했고 추가로 어제 밤에 자료가 왔다. 후보자가 나름대로 성실하게 하고 있고, 부족한 건 질의해서 확인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우리의 의무이자 책무"라고 질책했다.
이에 임 위원장은 "제가 안 연다고 한 적 없다. 민주당에서 청문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고 양당 간사 간 자료제출에 대해 합의를 해서 열기로 한 것이다. 야당 간사와 위원장은 여당 간사를 믿고 그렇게 하자고 한 것인데 자료제출이 너무 미흡하고 제출하지 않으니 야당은 이 자료로 어떻게 검증하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정태호 의원(여당 간사)는 "지난번 전체회의에서 19일 10시에 개최하는 것으로 의결했다. 이는 국민들에 대한 약속이기 때문에 10시에 시작을 해야 된다"며 "자료제출을 제가 간사로서 책임지겠다고 했고, 지난 금요일 자료제출 부실 지적이 있어서 박수영 간사(국민의힘)을 통해 26가지 자료목록을 받아 추가로 요청했다. 26개 중 세 항목은 자료가 없어서 못 주고, 또 세 항목은 가족의 동의하지 않아 불가능하다고 한다"며 자료제출에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청문회 절차를 정상적으로 해왔는데 갑자기 간사와 협의도 없이 후보자도 앉히지 않고 일방적으로 일정조정에 관해 위원장이 말씀하고 계신다. 정상적으로 청문회를 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이고, 이는 국민들 대신해 후보자를 검증할 우리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후로도 계속해서 여야 의원들 간 자료제출을 두고 설전을 이어가며 날선 공방을 이어간 끝에 후보자 출석도 하지 못한 해 오전 회의 정회를 선언했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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