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사태로 본 민주당 에러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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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사태로 본 민주당 에러 코드

일요시사 2026-01-19 11:12: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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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공천 헌금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당의 신뢰도가 수직 하강 것이다. 민주당은 ‘휴먼 에러’, 즉 개인의 일탈로 논란을 축소했지만 외려 반발심만 키웠다. 단지 몇 사람을 내쫓는다고 해결될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한 달 사이 두 명의 의원이 제명됐다. 우선 강선우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때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출마 뜻을 밝힌 김경 민주당 서울시의원으로부터 공천 대가로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 제명됐다. 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 간사임에도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병기 전 원내대표 역시 제명 처리됐다.

꼬리 자르기

김 전 원내대표는 제명에 반발했다. 쿠팡 측과의 고가 식사, 제주 호텔 숙박권 수수를 제외한 11가지 의혹은 “3년이 지나 징계 시효가 소멸됐다”고 주장했다. ‘징계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징계하지 못한다’는 당규를 언급하며 자기방어에 나선 것이다.

관련해 한동수 윤리심판원장은 “징계 시효가 완성된 사실들은 징계 양정에 참고 자료가 된단 것이 대법원 판례”라며 “징계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수개의 징계 사유만으로도 제명 처분에 해당된다는 심의 결과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공천 헌금 의혹과 관련해서는 “일부 시효가 완성된 부분도 있고 완성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결국 김 전 원내대표는 19일 재심 신청을 포기하고 당을 떠났다.

강선우 의원과 김경 서울 시의원의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이 맞물리면서 민주당의 도덕적 기강이 무너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나 이 모든 사태에 대해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시스템 에러’라기보다는 ‘휴먼 에러’에 가깝다”고 말하면서 논란을 일축했다.

조승래 사무총장 역시 “개별 인사들의 일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사태에 민주당은 책임질 문제가 없다며 모두 개인의 잘못으로 돌린 셈이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도 휴먼 에러 주장에 힘을 실었다. 전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실제로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당사자가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에게 가서 부탁하지 않았나. 시스템상으로는 이뤄질 수 없는 것”이라며 “사람이 하는 일인데 휴먼 에러가 없겠느냐. 그래서 민주당뿐만 아니고, 여야 할 것 없이 (공천 관련 논란이) 더 나올 수 있다. 실제 국민의힘에서 더 많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강·김 제명에 재빠르게 ‘손절’
“휴먼 에러” 주장만…정말 몰랐나

문제는 강 의원이 부적격자인 김 시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전달 받았고, 당 공관위와 김 전 원내대표가 이를 인지했음에도 공천이 강행됐다는 점이다. 정치인의 생명과도 같은 공천권을 두고 당의 권력과 구조가 복잡하게 엮이는 만큼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 넘기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병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민주당 내부 문제가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그동안 민주당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개인의 일탈로 처리한 뒤 사과와 꼬리 자르기 식에 그쳤다. 하지만 한 달 사이에 두 명의 의원이 제명된 만큼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삼기엔 당에게는 조금의 책임도 없었냐는 의혹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우연한’ ‘개인의 문제’로 덮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 그런 잘못된 개인 하나하나가 민주당을 구성한다면 그건 전체 시스템 에러”라며 “그런 사람을 거르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묵인했다면 시스템 에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공천 뇌물수수 정황을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알면서도 묵인하면서 공천장을 준 정황이 계속 드러났다”며 “정청래 대표는 휴먼 에러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그건 간교한 혀 놀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자체가 비리, 추행 집단이다. 공천 뇌물 수수 강선우·김병기 의원, 축의금을 가장한 뇌물수수 최민희 의원, 성추행 잡범 장경태 의원 등 완벽한 시스템 에러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도 “잘못된 진단”이라고 비판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지금 벌어지는 일은 나쁜 제도와 독점에 의한 적폐”라며 “판단이 잘못되면 처방도 치료도 엉뚱해지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신장식 의원은 “시스템이라는 공천 시스템이 공천에서 그런 사람들을 걸러낼 수 없었으니 휴먼 에러와 시스템 에러가 겹쳐 있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지선 코앞인데 ‘공천’ 신뢰성은?
암행어사단 출범에도 불안한 기류

민주당은 이번 사태에 사과하면서도 전수조사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서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한 당 차원의 전수 조사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선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 “시스템상 문제가 없더라도 한계나 허점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판단이 된다”고 설명했다.

예방 방법으로는 “예비경선 과정에서 당원들이 처음부터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면 극복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공천 관련 의혹도 불거지면서 당의 신뢰도에 금이 갔다는 점에서 뼈아프다. 민주당은 공천 의혹에 발목 잡히지 않기 위해 ‘클린 선거 암행어사단(이하 암행어사단)’을 발족시키는 등 쇄신안을 내놨다.

암행어사단은 당 대표 직속 기구로 시·도당별로 1명씩 비공개 요원을 뽑아 지방선거 공천의 모든 과정을 모니터링하게 된다. 정 대표는 “지방선거와 관련해서 어떤 부정과 의혹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당 대표부터 철저하게 공천 과정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선거 때 최악의 결정은 아무 결정도 하지 않는 것”이라며 “암행어사단과 ‘공천신문고제’를 통해 접수된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면, 전광석화 같은 신속성과 무관용 원칙으로 윤리심판원 심판을 기다리기보다 대표 직권으로 비상 징계를 즉시 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기회

각종 쇄신안에도 당 내부에서는 여전히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 대표의 휴먼 에러 발언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의원이고 당직자고 요즘 민주당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걸 느끼는 순간도 많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도 “윤리위원회가 (강 의원과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해) 최고 수준 징계에 해당하는 제명을 결정했다. 당이 최소한의 자정능력이 있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며 “지금 민주당에는 휴먼 에러와 시스템 에러 모두 존재한다. 이번 기회에 스스로 개혁할 점을 찾아내고 고쳐야 앞으로 치러질 선거에서 발목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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