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1억원’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20일 강선우 무소속 의원을 처음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경찰은 이에 앞서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김경 서울시의원과 강 의원의 전 사무국장을 잇따라 불러 장시간 조사하며, 엇갈린 진술의 교차 지점을 압축해왔다. 이번 소환은 공천헌금 전달 당시 강 의원의 인식 여부와 공천과의 대가성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전날인 18일 오전 10시부터 김경 시의원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공여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이튿날인 19일 오전 2시 52분께 귀가 조치했다. 지난 11일과 15일에 이은 세 번째 소환으로, 조사 시간만 약 17시간에 달했다.
같은 날 오후 7시께에는 강 의원의 전 사무국장인 남모 씨도 경찰에 출석해 밤 11시 넘어서까지 조사를 받았다. 경찰이 두 사람을 같은 날 불러 조사한 것은, 강 의원 소환을 하루 앞두고 핵심 진술의 충돌 지점을 정리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2022년 4월 문제의 만남 전후 동선과 연락 경위, 이후 공천 과정에서의 발언과 행보 등을 상당 부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사의 쟁점은 단순히 금품이 오갔는지 여부를 넘어, 1억원 전달 과정에 대한 강 의원의 인식 여부와 공천과의 대가성이다. 이 지점에서 관련자 3명의 진술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먼저 김 시의원은 최근 경찰에 제출한 자수서와 수차례 조사에서 “남씨가 먼저 ‘한 장’이라는 액수를 언급했고, 돈을 전달하던 당시 강 의원도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좌관을 통한 간접 전달이 아니라, 강 의원이 현금 전달 상황을 직접 인식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주장이다.
반면 강 의원의 전 사무국장이던 남씨는 강 의원과 함께 김 시의원을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돈이 오간 시점에는 자리를 비웠고 이후 강 의원의 지시로 차량에 옮긴 물건이 현금인 줄은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공천헌금의 제안이나 전달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강 의원의 해명은 또 다른 지점에 서 있다. 강 의원은 그동안 “공천헌금은 김 시의원과 남씨 사이의 일”이라며, 사후에 보고를 받은 뒤 즉시 반환을 지시했을 뿐이라고 주장해왔다. 돈을 요구하거나 직접 받은 사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세 진술은 동시에 성립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시의원 주장대로 강 의원이 전달 현장에 동석했다면 ‘사후 인지’라는 설명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반대로 강 의원 설명이 맞다면, 김 시의원이 특정 시점과 장소를 들어 ‘동석’을 강조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남씨의 경우에도 ‘현금인지 몰랐다’는 해명이 받아들여지려면 전달·보관 과정 전반에 대한 객관적 확인이 필요하다.
경찰은 이런 판단 아래 강 의원 소환에 앞서 김 시의원과 남씨를 잇따라 불러 진술의 간극을 최대한 좁혀왔다. 전날 조사 과정에서는 두 사람에 대한 대질신문 가능성도 검토됐으나 실제로 성사되지는 않았다.
경찰은 이날 강 의원을 상대로 현금 전달 당시 인식 여부, 반환 지시의 정확한 시점과 방식, 공천관리 과정에서 김 시의원과 관련해 어떤 판단과 발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즉시 반환’ 주장과 달리 공천 논의가 이어진 정황이 확인될 경우, 공천과 금품 사이의 대가성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천과 관련한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인정되면 강 의원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남씨 역시 금품 요구·전달의 중간 역할이 인정될 경우 공범 책임이 문제 된다. 김 시의원 또한 미국 출국과 진술 변화, 증거 관리 문제까지 맞물리며 신빙성 검증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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