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랜차이즈업계의 오랜 관행인 차액가맹금 문제가 대법원의 한국피자헛 판결 이후 수면 위로 올라왔다. 차액가맹금은 매출에 기반한 로열티를 받지 않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와의 필수품목 거래에서 유통마진으로 챙기는 수익이다. 그간 가맹본부가 얼마를 얼마나 떼어가는지 불명확해 논란이 돼 왔다. 3회에 걸쳐 국내 프랜차이즈업계의 차액가맹금 구조를 둘러싼 문제와 그 해법을 모색한다.[편집자주]
프랜차이즈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차액가맹금 논란이 대법원의 피자헛 판결로 해결의 물꼬를 텄다. 최근 피자헛의 차액가맹금을 부당이득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서 프랜차이즈업계를 겨냥한 집단소송 움직임도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가맹점주들의 암묵적 동의 아래 가맹본부가 차액가맹금을 받아챙기던 오랜 관행 자체를 부정한 것이다. 향후 가맹본부가 차액가맹금을 받으려면 가맹점주와의 합의 내역을 반드시 사전에 명문화해야 함을 못박은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 메가MGC커피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를 상대로 차액가맹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에 나선다.
최소 1000명이 넘는 가맹점주가 소송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기준 4000개가 넘는 메가MGC커피 가맹점 수의 4분의 1 규모다.
명륜진사갈비와 프랭크버거, bhc, 교촌치킨, BBQ, 배스킨라빈스 등 다수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들도 가맹본부를 상대로 한 반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점주들에게 원·부자재를 공급하면서 얻는 일종의 유통마진이다. 국내 프랜차이즈업체의 수익 대부분을 차지한다. 공정거래위원회 서면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4년 6월 말 기준 조사대상인 21개 업종 200개 가맹본부 가운데 51%가 차액가맹금을 수취했다.
피자헛에 대한 대법원의 최근 판결로 가맹점주들의 집단 움직임이 탄력받았다.
대법원은 지난 15일 피자헛 가맹점주들이 지난 2016~2022년 지급한 차액가맹금을 반환하라며 본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의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사전 합의 없는' 차액가맹금은 부당이득이라는 서울고등법원의 2024년 9월 2심을 인정한 것이다.
한국피자헛이 점주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차액가맹금 규모는 약 215억원이다.
◇차액가맹금,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오랜 관행
기존 국내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로열티 기반이 아닌 차액가맹금 기반의 가맹본부 사업방식이 오랜 관행으로 여겨졌다.
가맹본부 입장에서는 매출액 기반 로열티와 달리 미수채권이 발생하지 않고 물품 공급단계에서 소정의 이윤을 즉시 확보하므로 연체·회수 관리 인력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도 가맹본부에 자신의 매출액을 정확히 보고하거나 검증받을 필요가 없어 이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가맹점주가 차액가맹금의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다는 데서 발생한다.
최근 가맹사업법 개정을 통해 가맹본부는 가맹점주에게 특정 물품을 구입하도록 강제할 때 해당 필수품목의 종류와 공급가격 산정방식을 가맹계약서에 반드시 명시토록 했다.
과거 납품가격에 짬짜미로 포함돼 정확한 액수를 알기 어려웠던 차액가맹금의 존재를 명확히 밝히도록 한 것이다.
가맹거래에서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정보의 비대칭성을 줄이고 거래상 지위 차이에서 오는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목적이다.
예를 들어 가맹본부가 제3의 제조사에서 1000원에 구매한 원재료를 가맹점주에게 1200원에 공급했다면 1000원이 적정 도매가격이고 200원은 차액가맹금에 해당한다.
◇한국피자헛 판결, 관행에 따른 묵시적 동의 불인정
한국피자헛에 대한 법원 판결은 차액가맹금에 대한 오랜 관행으로 계약 서류에 명시적으로 쓰여있지 않아도 묵시적인 동의가 있었다는 가맹본부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더 나아가 법원은 정보공개서에 차액가맹금 지급액과 그 비율을 기재할 의무가 없었던 2019년 이전 시기까지 부당이득 반환 범위에 포함시켰다. 합의 없는 유통마진 수치 전반을 부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한국피자헛 판결은 가맹본부가 차액가맹점을 부과하려면 반드시 계약상 근거가 마련돼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한 것"이라며 "향후 신규 또는 갱신되는 가맹계약에서는 필수품목의 공급가격 산정방식과 차액가맹금에 대한 명시적 합의가 요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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