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K컬처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 영문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칼럼에서 운동이 부족하면 무슨 문제가 생기는지 밝혔다. 이번에는 반대로 운동을 하면 어떤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도 궁금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운동을 하면 우리 몸은 섭취한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분해해서 근육에서 쓰는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근육을 움직일 수 있는 기초적인 힘이 생기는 셈이다. 운동을 하면 운동이 부족할 때 생길 수 있는 여러 문제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수 있다. 결국 심장의 운동성이 좋아지고 혈관의 탄력성이 좋아져서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운동은 여러 가지 부수적인 효과들을 가지고 온다.
운동은 건강한 체중 유지와 소화기능 조절에 큰 도움이 되며 뼈의 구조와 근력, 관절 운동성을 튼튼히 하는 데 필수적이다. 나아가 생리학적인 건강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외형적인 손상을 줄이고 면역기능을 크게 향상해 준다.
운동을 하면 대사 기능이 올라가 산소 필요량이 증가한다. 그래서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호흡도 빨라지게 된다. 필요한 산소를 더 많이 받아들이고 더 빨리 조직 세포에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체온이 올라가기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리게 되어 탈수 방지를 위해 적당한 수분을 공급해줘야 한다.
운동은 기대수명을 높이기도 한다. 하버드대 의학 및 공중보건 대학 연구팀의 한 연구에 따르면 나이 든 여성의 경우 운동 강도가 높을수록 기대수명이 늘어난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팀은 평균 연령 72세의 여성 1만 7천여 명을 대상으로 30개월가량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이 기간에 연구 대상자의 고강도·저강도 운동량을 측정한 결과 빠르게 걷기와 같은 중간 강도 이상의 운동을 하는 사람의 사망 위험이 60~70%가량 현저히 낮았다. 반면 반려견을 동반한 산책이나 집안일 등 저강도의 신체활동은 장수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특히 노인은 빠르게 걷기 등 중간 강도 이상의 신체활동을 일주일에 150분 정도 하면 건강에 큰 도움이 되며, 에어로빅 같은 고강도 신체활동을 일주일에 75분 이상 하거나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장수에 도움이 된다.
중간 강도 이상의 운동을 꾸준히 하면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사망률도 현저히 낮아진다는 보고도 많다.
◇ 무궁무진한 운동의 효과
운동의 효과를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보겠다.
첫째, 체력적인 효과를 들 수 있다. 운동은 우리를 극도로 피곤하게 만든다. 신체가 크게 다치지 않더라도 근육에는 작은 상처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런데 근육이 지속해 자극받고 손상을 극복하면 오히려 튼튼해져 결국 근력이 향상된다.
이렇듯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신체 각 부위의 주요 근육이 발달해 근육 내 모세혈관의 밀도가 늘어나고, 심장의 용량과 크기가 증가할 뿐 아니라 폐활량도 증가한다.
운동을 하면 심박수가 높아져 더 많은 혈액과 산소가 근육으로 운반된다. 지구력이 필요한 운동을 꾸준히 하면 심박수가 안정돼 혈액을 신체 여러 기관과 근육으로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팔이나 다리 등 일부 신체 부위는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그 기능이 어느 정도 유지되지만, 자주 사용하지 않는 부위는 근육이 위축되고 기능도 감소하기 때문에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그 기능을 발달시켜야 한다. 또 운동은 피로에 대한 내성도 키워준다.
여기서 모세혈관의 밀도가 증가한다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 동맥과 정맥 사이를 연결하며 주변 조직에 산소, 영양분 및 물질을 교환하도록 도와주는 모세혈관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을 경우 전체 중 70%가량이 작동하지 않고 쉰다.
즉, 모세혈관이 닫혀 있다는 말이다. 나머지 30%만 겨우 움직이는 것이다. 그런데 운동을 하면 닫혀 있던 모세혈관들이 모두 열려서 그곳으로 혈액이 흘러간다. 계속해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야 심장근의 기능과 혈관의 탄력성이 유지되는 것처럼 모세혈관도 닫혔다 열리기를 반복해야 기능이 유지된다.
신체 곳곳에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다.
따라서 운동의 체력적인 효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세혈관의 활동성 증가다. 모세혈관의 활동성이 커져야만 세포 내 산소 공급과 영양분 공급이 활발해지고 근육의 힘도 커지게 되는 것이다.
결국 순환이 잘된다는 건 모세혈관으로의 혈액 이동이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뜻이다. 암을 포함한 대부분의 성인병은 모세 혈관의 순환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아서 생기기 때문에 운동의 효과는 실로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심리적인 효과도 있다. 특히 운동하면 사람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적절한 양의 운동을 수행하면 인간에게 내재한 공격적 본능을 감소시키고 외부 환경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운동은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감을 갖게 하여 대인 관계도 원만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실제로 근육의 긴장 상태를 적절하게 이완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지속적인 운동은 기분을 좋게 하는 신경물질을 많이 만들어내서 우울증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된다.
실제로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신경전달물질인 아드레날린과 스트레스호르몬 코르티솔이 분비된다. 이런 호르몬들은 근육의 고통을 경감시키고 기분을 좋게 하는 '행복 호르몬' 엔도르핀이 분출되도록 돕는다. '체내 마약'이라 불리는 엔도칸나비노이드 호르몬도 분비돼 통증은 잊고 황홀하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도록 만들다.
셋째, 면역 효과가 굉장히 큰다. 규칙적 운동은 질병과 외부의 임상 자극에 대한 면역반응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면역과 운동 사이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논문은 많으나 사실 아직도 운동이 질병 자체를 감소시키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연구는 거의 없다.
그렇지만 운동이 항염증 작용을 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규칙적인 운동은 질병과 외부의 임상 자극에 대한 면역반응에 긍정적 영향을 주며 면역과 관련된 세포 수를 늘리고 그 기능을 향상하는 효과도 있다. 그럼으로써 염증반응을 감소시키고 간염 등과 같은 각종 병원체를 이길 수 있는 저항 능력도 향상된다.
운동은 각종 질병의 발병률을 낮추거나 치료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치매나 파킨슨병, 또는 약물중독 치료에도 운동이 보조 치료법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 특히 인슐린 부족으로 생기는 제2형 당뇨병의 경우, 운동으로 에너지를 계속 써서 포도당 축적을 막는 것이 당뇨병 치료약을 먹거나 인슐린 주사를 맞는 것보다 훨씬 좋은 방법이다.
운동은 아직 당뇨로 발전하지는 않았지만, 공복 혈당량이 높은 사람에게도 가장 추천할 만한 예방법이다. 운동 중에는 포도당을 세포 속으로 이동해주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분비가 감소한다. 반대로 혈당을 높여주는 아드레날린 같은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여 혈당이 올라간다.
이는 포도당 사용량을 높여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더 공급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가 운동하면 인슐린을 적게 쓰면서 포도당을 배출하는 기능이 활발해져 혈당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런 이유로 당뇨병 환자에게 그 치료 방법으로 운동을 적극 권장하는 것이다.
이에 덧붙여 체중 조절까지 겸하면 인슐린 반응성도 좋아져 제2형 당뇨 조절이 용이해지고, 특히 당뇨병 초기에는 약을 쓰지 않고 당뇨를 조절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적당한 운동은 장내세균의 균형을 정상화해 소화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열심히 달리기한 뒤 배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운동을 하며 심장과 근육에 몰려 있던 혈액이 운동이 끝나면 몸 곳곳으로 재분배되는데 이때 장도 자극을 받게 돼 그렇다. 아울러 치매 위험이 줄고 뇌졸중에 걸릴 확률도 떨어진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 특히 유산소운동은 사고능력을 향상하고 기억력을 개선해준다. 운동을 하며 뇌로 흐르는 혈류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신체의 인식기능과 기억력을 향상하게 시키고, 스트레스를 잘 감당하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학생들이라면 학습 능력이 향상되는 셈이고,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인지기능이 좋아져 신경질환의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활발하게 신체활동을 하면 뇌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삶의 질까지 높이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운동을 하면 수면의 질도 향상돼 수면장애 치료에 도움이 된다. 보통 잠들기 4~8시간 전에 운동하는 것이 좋으며 취침 직전의 운동은 오히려 수면에 방해가 되니 운동 시간과 수면 시간을 잘 조절할 필요가 있겠다.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 서울의대 생리학교실 교수 역임 ▲ 영국 옥스퍼드의대 연구원·영국생리학회 회원 ▲ 세계생리학회(International Union of Physiological Sciences) 심혈관 분과 위원장 ▲ 유럽 생리학회지 '플뤼거스 아히프' 부편집장(현) ▲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현) ▲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학제학과 의생명과학전공 초빙석좌교수(현)
*더 자세한 내용은 엄융의 교수의 저서 '건강 공부', '내몸 공부' 등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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