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 팔아도 세금 아닌 연금으로… ‘6억 이전’ 실험대 오른 부동산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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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 팔아도 세금 아닌 연금으로… ‘6억 이전’ 실험대 오른 부동산 정책

뉴스로드 2026-01-19 08:46: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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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현대아파트는 213m³ 기준 매매 최고가는 117억8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사진=최지훈 기자]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213m³ 기준 매매 최고가는 117억8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사진=최지훈 기자]

서울 집을 팔아 생긴 돈을 세금 대신 연금으로 옮길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을까. 19일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관악구갑)이 대표 발의한 소득세법 일부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면서, 부동산 자산을 둘러싼 세제 구조에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법안의 핵심은 수도권 주택을 매도한 뒤 지방으로 이주할 경우, 주택 양도차익 중 최대 6억원까지를 개인연금계좌(IRP 등)에 납입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현재 제도에서는 주택을 팔아 생긴 차익은 원칙적으로 과세 대상이다. 연금계좌 납입 한도는 연 18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수도권 고가 주택을 처분해 지방으로 이전하더라도, 노후 자산을 안정적으로 이전할 수단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 박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이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시도다.

개정안에 따르면,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수도권에 위치한 주택을 양도한 뒤, 비수도권 주택을 취득하거나 해당 지역으로 주민등록을 이전해 상시 거주할 경우 주택 양도차익 중 최대 6억원까지를 연금계좌에 납입할 수 있다. 연금계좌에 들어간 금액은 기존 연금저축·IRP와 동일하게 운용되며, 연금 수령 시점까지 과세가 이연된다. 사실상 ‘주택차익 연금 이전 제도’다.

법안은 동시에 제도 남용을 막기 위한 장치도 포함했다. 연금계좌 납입 이후 10년 이내 다시 수도권 주택을 취득하거나 수도권으로 전입해 상시 거주할 경우, 해당 납입금 전액은 연금계좌 납입액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수도권 복귀 시 세제 혜택을 환수하는 구조다.

박 의원은 제안 이유로 수도권 주택시장 구조 문제를 들고 있다. 최근 수년간 주택 가격 상승은 전국적 현상이라기보다 서울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됐다. 주택산업연구원 전망에 따르면 2026년 주택가격 상승률은 서울 4.2%, 전국 평균은 1.3%로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공급 부족도 누적돼 있다. 최근 4년간 착공 물량은 약 60만 호 수준에 머물렀고, 이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구조적 공급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인구 이동이다. 수도권 거주 베이비붐 세대 상당수는 지방 출신이지만, 서울 주택이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노후 자산의 핵심이 되면서 이전을 포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집을 팔면 현금은 남지만, 노후 소득을 대체할 안전한 구조가 없다는 점이 이동을 막아 왔다는 것이다. 이번 법안의 특징은 규제가 아니라 유인을 택했다는 점이다. 대출 규제, 거래 제한, 세율 인상 등 기존 부동산 정책이 ‘잡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개정안은 자산의 흐름 자체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부동산에 묶인 자산을 금융시장으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머니 무브' 전략이다. 주택을 팔아 지방으로 이전하면 ▲노후 소득 확보 ▲서울 주택 공급 확대 ▲수도권 인구 분산이라는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논리다.

박민규 의원은 “서울 주택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 문제는 단순한 규제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수도권 주택을 매도한 세대가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노후를 안정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제도적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실질적 수혜층은 베이비붐 세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 중대형 주택을 보유한 은퇴 예정자에게는 주택 매각이 곧 노후 소득 불안으로 직결돼 왔다. 차익을 연금으로 이전할 수 있다면 지방 이전의 심리적 장벽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실거주 이전 여부 판단, 위장전입 가능성, 연금계좌 운용 손실 위험 등은 향후 시행령에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고가 주택 보유층에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형평성 논란도 예상된다.

그럼에도 정책 방향 자체는 기존 부동산 정책과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세금으로 막지 않고, 이동할 출구를 만든다는 점에서다. 부동산을 붙잡는 정책에서, 자산의 방향을 바꾸는 정책으로, ‘서울 집을 팔면 세금이 아니라 연금으로 간다’는 발상의 실험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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