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watch 中] 김동철 쇄신 공언 무색...구조적 비위 무더기 ‘기강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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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watch 中] 김동철 쇄신 공언 무색...구조적 비위 무더기 ‘기강 붕괴’

한스경제 2026-01-19 07: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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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특단의 자구대책' 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특단의 자구대책' 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 2023년 취임한 김동철 한국전력공사(한전) 사장이 '전문성 부족'이라는 안팎의 우려를 뚫고 강력한 인적 쇄신과 윤리 경영을 천명했음에도 조직 내부에서는 도덕적 해이와 기강 해이가 임계점을 넘었다는 경고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협력업체와의 부적절한 유착과 보안 시스템 무력화 등 고질적인 병폐가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 ‘불법’ 대리설계를 ‘관행’으로 치부한 한전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2025년도 특정감사 결과는 한전의 내부 통제 시스템이 심각하게 무너졌다는 지표다. 감사 결과는 개인 일탈을 넘어 조직 전반에 뿌리내린 '불법의 관행화'와 이를 방치한 관리자들의 직무 유기 내용을 담았다.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진행된 한전 감사실의 특정감사는 배전 정책 위규 및 배전협력회사 설계 참여 여부를 핵심 대상으로 삼았다. 감사는 광주전남본부 관내 10개 지사를 표본으로 삼아 진행됐으나 그 결과는 한전 전 사업소의 공통된 문제일 가능성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전의 ‘정보보안업무기본지침’에 따르면 시스템 계정 및 비밀번호를 타인이나 외부 업체에 제공하는 행위는 '중대' 위규행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감사 결과 현장의 보안 의식은 전무한 수준이었다. 심각한 것은 협력업체 직원이 사내 시스템에 접속해 주요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원 전원이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비밀번호 변경 등 최소한의 조치조차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전 배전 설계 업무는 공공 자금이 투입되는 공사의 신뢰성과 경제성을 담보하는 핵심 과정이다. 그러나 감사 기간 동안 확인된 555건 공사 중 상당수가 설계 권한이 없는 31개 배전 협력회사 현장대리인들에 의해 '대리 설계'된 것으로 드러났다.

협력업체는 매출 확대를 위해 한전 직원 ID로 시스템에 접속한 뒤 신규 공급과 관련 없는 설비 보강이나 유휴 설비 철거 등을 설계에 교묘히 포함시켰다. 이는 한전의 ‘경제적 신규공급 설비투자 방안’을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이며 곧바로 예산의 과다 집행과 이자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다. 대리 설계와 과투자로 인해 한 명의 대리가 7억4800만원 이상의 과다 설계를 자행한 사례도 발견되는 등 조직 내부의 재무적 손실 방지 기능이 완전히 마비됐다는 것이 드러났다.

한국전력공사의 주요 보안 위규 사례
한국전력공사의 주요 보안 위규 사례

◆ 불법행위 방치한 관리자...직무 유기 수준

직원들의 이런 일탈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관리자들의 무관심과 직무 유기가 자리 잡고 있다. 배전 분야 관리자는 정보보안 담당자이자 공사 설계 적정성을 검토해 예산 낭비를 막아야 하는 최후의 보루다. 그러나 감사실이 관리자들의 배전가상화시스템 접속 로그와 결재 시간을 분석한 결과 문제점이 다수 드러났다.

설계를 제대로 검토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에 접속해 도면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며 최소 5분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결재 건수 83.5%는 시스템에 접속조차 하지 않았거나 접속 후 5분 이내 결재가 완료된 '눈 먼 결재'였다. 이 중 상급자인 부장·지사장급의 경우 소홀 비율이 95.3%에 달했다는 감사 결과는 하급자의 부실한 설계를 걸러낼 필터 기능이 없었다는 의미다.

일부 관리자들은 협력사 현장대리인이 전력공급팀 사무실에 수시로 출입하고 심지어 직원의 자리에 앉아 업무를 보는 것을 목격했음에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이는 관리 소홀 차원이 아니라 조직적인 보안 규정 무력화에 동조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질타가 나온다. 이번 감사로 징계(3명), 경고(6명), 주의(7명) 처분을 받은 관리자들은 부하 직원의 계정 공유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했으나 감사실은 이를 명백한 관리 감독 의무 위반으로 판단했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열린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했다./연합뉴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열린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했다./연합뉴스

◆ 비위 근절 선언한 김동철 사장, 정작 해임 인원 ‘미비’

2023년 9월 취임한 김동철 사장은 한전 최초의 정치인 출신 CEO로서 '조직 혁신'과 '재무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특히 비위 행위자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하며 강도 높은 기강 확립을 약속했으나 임기 3년 차인 현재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김 사장의 취임 일성에도 불구하고 임직원들의 태양광 발전사업 겸직 비위는 매년 무더기로 적발되고 있다. 2024년에도 31건의 위반 사례가 추가로 발각됐다. 김 사장은 "해임 등 최고 수위로 처벌하겠다"고 경고했으나 실제 해임된 인원은 4명에 불과하다.

또한 이번 2025 특정감사가 내부고발에 의해 착수됐다는 점은, 조직 내부 자정 작용이 멈췄으며 직원들이 내부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외부나 감사실의 강제력을 빌려야 할 만큼 소통 창구가 막혀 있다는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 사장은 신년사에서 '진정한 소통'을 강조했지만 현실은 내부 고발 없이는 기본적인 보안 위규조차 잡아내지 못하는 불통의 조직으로 변모했다는 일부 지적도 있다.

김동철 사장 임기는 2026년 9월까지로 현재 연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러나 취임 당시부터 '에너지 전문성이 전무한 정치인 낙하산'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한 김 사장은 흑자 달성이라는 외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는 2025 특정감사를 통해 드러난 것과 같은 총체적 부패가 만연해 있다는 점에서 조직 관리 역량을 입증하지 못해 연임 불투명성을 심화시켰다. 70명 임직원이 무더기 조치를 받은 이번 사건은 김 사장이 그간 강조해 온 '청렴'과 '쇄신'이 얼마나 허약한 기반 위에 있었는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권 교체기마다 정치적 풍파에 휩쓸렸던 역대 한전 사장들 사례를 볼 때 내부 부패와 산업재해 다발, 국제적 제소 사태까지 겹친 김 사장의 리더십은 정부에 큰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최근 내부고발 사태는 김 사장이 조직을 장악하기는커녕 내부의 적대적 갈등조차 봉합하지 못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공표한 격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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