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 2'에 출연한 천상현 셰프가 청와대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며 역대 대통령들의 식사를 책임졌던 경험을 공개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신라호텔 중식부 출신인 천 셰프는 1998년, 31세의 나이에 청와대 중식 요리사로 발탁됐다. 이후 총 20년 4개월 동안 총괄조리팀장으로 근무하며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식탁을 책임졌고, 2018년 7월 명예퇴직했다.
천 셰프는 15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현존 청와대 요리사 중 처음으로 연금을 받았다"며 청와대 재직 시절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중식을 선호해 중식 요리사를 선발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청와대에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1, 2년간은 유도 선수 못지않게 드셨다. 그때 IMF 시기여서 일도 많으셨다. 일반 음식을 서너 코스 모시면 접시에 남기는 것 없이 싹싹 드셨다"며 "2~3년 후 체력이 떨어지셔서 양이 좀 줄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산낙지, 홍어 같은 전라도 음식뿐 아니라 중식도 좋아했다"며 "특히 계란탕, 양장피, 해산물 요리를 좋아하셨다"고 덧붙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평소 이미지와 다르지 않은 소탈한 식습관을 떠올렸다. 그는 "서민적인 이미지와 똑같다. 해물파전에 막걸리 한 잔 즐겨 드셨다. 저희가 모시는 대로 드시고 '잘 먹었다'고 피드백도 주셨다"고 말했다. 또 "주말에는 요리사들에게 '아침밥 안 해줘도 된다. 늦게 나와도 된다'고 한 뒤 가족끼리 직접 라면을 끓여 드셨다"고 전했다.
천 셰프는 노 전 대통령과 관련한 인상 깊은 일화로 맞담배 기억도 꺼냈다. "휴게실 구석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으면 대통령님이 '어이 같이 피워' 하고 오셨다. 대통령과 맞담배를 피운 것이다. 쉬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적은 양을 먹지만 가리는 음식은 거의 없었던 인물로 기억했다. 그는 "삭힌 홍어도 잘 드셨다. 한 번은 삭힌 홍어와 뜨거운 국물을 같이 드셨다가 입천장이 벗겨지셨다. 대통령 입천장이 벗겨진 건 큰 사고다. 의무실장이 이후 '다음부터는 좀 덜 삭힌 홍어로 내달라'고 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사업가 스타일이다. 여럿이 모여서 소고기, 돼지고기를 숯불에 구워 먹는 걸 좋아하셨다"고 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노 전 대통령처럼 막회나 해장국 같은 걸 좋아하셨다"고 전했다.
천 셰프는 청와대를 떠나게 된 배경에 대해 "2018년 다른 중식 요리사 한 명을 다시 입사시킨다고 해서 '여기까지인가 보다' 생각해 명예퇴직을 신청했다"며 "또 오너 셰프를 한번 해보는 게 꿈이었고 대통령을 모셨던 마음으로 고객들을 위해 음식을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천 셰프는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 2'에 '백수저'로 출연했다. 그는 4라운드 '1대1 사생전'에서 자신을 청와대에 추천했던 사부 후덕죽 셰프와 맞붙은 끝에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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