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거대한 데이터센터가 평범한 스마트폰에 의해 쓸모없는 존재로 전락할 수 있다고 인공지능(AI) 기업 퍼플렉시티의 최고경영자(CEO) 아라빈드 스리니바스가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말했다.
스리니바스 CEO는 진행자 프라카르 굽타와의 대화에서, 사람들은 결국 자신이 보유한 기기 하드웨어에서 직접 실행될 수 있는, 강력하고 개인화된 AI 도구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현재처럼 AI가 방대한 데이터센터를 통해 데이터를 송수신하고, 원격 컴퓨터에 의존해 작동하는 방식과는 다른 접근이다.
애플의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는 이미 최신 제품군에 탑재된 특수 칩을 통해 일부 기능을 직접 실행하고 있다. 애플은 이를 통해 AI 도구가 더 빠르게 작동하고, 개인정보도 더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플러스' 노트북도 기기 내 AI 처리를 지원한다.
다만 이런 제품들은 모두 고가의 프리미엄 기기다. 일반적으로 현재 대부분의 기기에는 이런 기능이 없다. AI는 표준 장비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강력한 연산 능력을 필요하기 때문이다.
컨설팅 회사 '토털 데이터센터 솔루션스'의 조너선 에번스 이사는 "강력하고 효율적인 AI가 로컬 기기에서 실행될 수 있는지는 장기적인 '가능성과 시기'의 문제"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산업은 수요 측면에서 분명 축소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작아지고' 있는 것일까.
전통적으로 데이터센터는 거대한 건물에 수많은 고성능 컴퓨터가 빽빽이 들어선 형태로, AI 구동뿐 아니라 영상 스트리밍 및 온라인 뱅킹에서부터 AI 처리 및 데이터 저장까지 다양한 디지털 작업을 수행한다.
거의 모든 온라인 로그인이 필요한 서비스는 어딘가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이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대기업들은 이를 직접 소유하고, 중소기업들은 내부 공간을 임대해 사용한다.
그러나 몇 년 전, 영국 데번에서 세탁기 크기만 한 소형 데이터센터가 운영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장비는 연산 능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발생하는 열로 공공 수영장을 데우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처음 접한 '창고형'이 아닌 데이터센터였고, 당시에는 그 실효성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었다.
이후 유사한 사례를 여럿 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영국의 한 부부가 정원 창고에 설치한 소형 데이터센터로 집 난방을 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한 달 뒤에는 한 대학 교수가 자신의 책상 아래에 AI 구동에 사용되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두고 사용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로 사무실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기술 기업들은 전 세계 곳곳에 초대형 데이터센터 단지 건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영국에서만 약 100개의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추진 중이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도 크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데이터센터를 "AI 공장"이라고 부른다.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빠르게 진화하는 AI 기술을 위해 이러한 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AI 업계에서는 연산 자원을 많이 투입할수록 AI 성능이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된다는, 이른바 '스케일링 법칙'을 주장해 왔다. 최근에는 그 속도가 다소 둔화한 것으로 보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기술 업계에서 모든 것을 원격의 거대 데이터센터에 수용해야 한다는 논리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많이 들리고 있다.
에번스 이사는 대규모 인구 밀집 지역 인근에 "더 작고 경쟁력 있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하면 지연 시간이 줄어들고 응답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이다.
"확실히, 작은 것이 새로운 거대함입니다." 공공 수영장을 데우는 데이터센터를 만든 딥그린의 창립자 마크 비욘스가르드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모든 공공건물이 소형 데이터센터를 하나씩 보유해 필요에 따라 서로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부수적으로 난방까지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런던은 아직 지어지지 않은 거대한 데이터센터 하나일 뿐입니다." 그는 이렇게 표현했다.
영국 비즈니스 단체 오픈UK의 대표 아만다 브록도 이 같은 견해에 공감한다. 그는 "데이터센터 신화는 시간이 지나면 꺼질 거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 시점은 특정하지 않았다.
그는 버려진 건물이나 폐점한 상점들을 소형 데이터센터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는 도시와 번화가를 넘어 '우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인 기업 '라몬 스페이스'의 CEO 아비 샤브타이는 "우주는 데이터 구조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독특한 기회를 제공한다"라며 "우주 궤도에 놓인 작고 확장 가능한 데이터센터를 통해 효율성과 성능, 유연성을 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시 지상으로 돌아와, 브록은 퍼플렉시티의 스리니바스 CEO와 마찬가지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줄어들 것이며, 대신 "연산 처리가 휴대용 기기나 셋톱박스, 혹은 가정용 라우터로 이동할 것"이라고 본다.
이는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AI 도구 자체가 작아질 경우 이러한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현재 AI 열풍의 중심에는 방대한 데이터로 학습된 거대언어모델(LLM)이 있다. 이 모델들은 콘텐츠 생성을 위한 AI 챗봇을 구동하지만, 잦은 오류를 내기도 한다.
이는 지나치게 광범위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AI 윤리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에드 뉴턴 렉스는 암의 징후를 찾아내도록 설계된 AI가 동시에 테일러 스위프트 스타일의 노랫말을 쓸 필요는 없다고 설명한 적이 있다.
기업들도 점점 이에 동의하며, 맞춤형 기업용 AI 도구를 선택하고 있다. 이런 도구는 비용은 더 들지만 자사 데이터로만 학습되며, 다른 제품 학습에 사용되지 않고 특정 업무에 최적화돼 있다.
이처럼 작고 폐쇄적인 AI 도구는 정확도가 더 높고, 필요한 연산량도 적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모든 것을 현장에 놓을 가능성도 커진다.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업 허깅페이스의 AI·기후 책임자인 사샤 루치오니 박사는 "범용 AI 도구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여러 명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막대한 자원을 소모하는 대형 모델에서, 더 작고 맞춤형이며 로컬에서 실행되는 모델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수많은 소형 데이터센터가 생길 경우 국가 안보 차원에서는 부담이 되지 않을까.
영국 서리 대학의 컴퓨터 보안 전문가 앨런 우드워드 교수는 이에 대해 "작은 목표물은 (정보가) 침해되더라도 파급력이 크지 않다는 반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 데이터센터는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 센터에서 장애가 발생한 사례에서 보듯,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루치오니 박사는 대형 데이터센터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이 환경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데이터센터가 "점점 더 많은 자원을 소비하고 있다"며 "항상 사용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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