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의약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약품 품목관세 발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최근 반도체 관세가 일부 품목에 한해 25% 수준으로 결정된 만큼 의약품 역시 당초 거론됐던 고율 관세보다는 제한적 적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다국적 제약사들과 체결한 새로운 합의문서(Letter of Agreement) 템플릿에서 의약품 232조 조사 관련 문구를 기존 ‘조사를 진행 중(is conducting)’에서 ‘조사를 수행했다(has conducted)’로 변경했다. 지난해 4월 1일부터 시작된 의약품 232조 조사가 법정 최대 조사 기간인 270일을 채우고 지난해 12월 종료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관세 부과나 수입 제한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이후 브랜드 의약품에 대해 최대 100% 관세 부과 가능성을 수차례 언급해 왔지만, 실제 의약품에 대한 관세 조치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배경에는 미국 정부가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과 약가 인하 및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조건으로 한 협상에 집중해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1월 중순 기준으로 16개 글로벌 제약사와 미국 약가 인하 및 현지 투자 확대를 약속받는 대신 향후 3년간 의약품 관세를 면제하는 합의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발표된 반도체 품목관세 결정도 의약품 관세 수위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다소 완화시키는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에 대해 200~300%에 달하는 고율 관세 가능성을 언급해 왔지만, 실제로는 일부 첨단 칩에 한해 25% 관세를 적용하고 면제 조항을 병행했다. 이에 의약품 역시 상징적 고율 관세보다는 범위를 제한한 방식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제네릭 의약품은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은 의약품 접근성과 공급 안정성을 중시하는 만큼, 저가·필수 의약품 성격이 강한 제네릭에 관세를 부과하기는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최근 미국과 대만 간 무역협정에서도 제네릭 의약품과 원료에 대해 0% 관세가 적용됐다.
다만 바이오시밀러나 미국 내 기업, 또는 관세 면제 합의를 체결한 제약사들이 요청한 위탁생산(CMO) 의약품이 관세 적용 대상에 포함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는 향후 발표될 의약품 품목관세 세부 내용에 따라 해석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232조 조사가 종료되면서 이제 정책 판단만 남은 상황”이라며 “제네릭 제외 가능성은 비교적 명확하지만, 바이오시밀러와 위탁생산 물량에 대한 적용 여부가 글로벌 제약·바이오 공급망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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