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기업과 연계된 대학 계약학과에 수험생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취업난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입학과 동시에 대기업 취업이 연계된 구조가 부각되면서, 자연계 상위권 수험생들의 선택지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6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11개 대학, 16개 대기업 계약학과에 지원한 인원은 2478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도(1787명) 대비 38.7% 증가한 수치다. 정시모집 인원이 확대됐음에도 지원자 증가 폭이 더 커지면서 평균 경쟁률은 9.77대 1에서 12.77대 1로 상승했다.
대기업 계약학과에 대한 수요 증가는 선발 규모 확대와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 정시 기준 계약학과 선발 인원은 2022학년도 78명에서 2023학년도 140명, 2024학년도 178명, 2025학년도 183명, 2026학년도 194명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대학들이 산업 수요를 반영해 계약학과 신설과 정원 확대에 나서면서, 지원자 역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와 연계된 7개 대학 계약학과 지원자는 1290명으로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SK하이닉스 계약학과 지원자도 320명으로 1년 새 12.7% 늘었다. 2026학년도에 신설된 삼성SDI 연계 성균관대 배터리학과에는 554명이 몰리며 단숨에 상위 경쟁률 학과로 떠올랐다.
학과별 경쟁률은 일부 반도체 계약학과에 집중됐다. 삼성전자와 계약을 맺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반도체공학과는 3명 모집에 267명이 지원해 89대 1을 기록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반도체공학과도 5명 모집에 296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59.2대 1에 달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반도체공학과 역시 50대 1을 넘겼다.
SK하이닉스 계약학과의 경우 한양대 반도체공학과(11.8대 1),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9대 1), 고려대 반도체공학과(7.5대 1) 순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LG디스플레이 연세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7대 1), LG유플러스 숭실대 정보보호학과(8.8대 1),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가천대 클라우드공학과(5.6대 1) 등도 두 자릿수에 가까운 경쟁률을 나타냈다.
계약학과 인기는 의약학계열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6학년도 전국 109개 대학 의대·치대·한의대 등 의약학계열 정시 지원자는 1만8297명으로, 전년 대비 24.7% 감소했다. 자연계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선택이 전통적인 의약학계열에서 산업 연계 학과로 분산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대기업 계약학과는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에게 하나의 특수 지원 트랙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기업 실적과 글로벌 경제 환경, 취업 시장 상황에 따라 이 같은 쏠림 현상은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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