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흔들리는 '영끌족'…법원 경매장은 `북적`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고금리에 흔들리는 '영끌족'…법원 경매장은 `북적`

이데일리 2026-01-18 14:00:55 신고

3줄요약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저금리 시기 많은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족’이 고금리에 흔들리면서 경매 법정이 뜨거워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경매 건수에 육박할 정도다. 부동산 양극화 현상까지 두드러지면서 서울지역 아파트는 웃돈을 주고 팔려나가고 다른 지역은 유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 법정 앞. 경매 시작 약 30분 전부터 법정을 찾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사진=석지헌 기자)


◇작년 경매 28만여건…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육박

18일 대법원 경매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서 진행된 경매 건수는 28만 428건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정점에 달했던 2009년(29만 7038건)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는 지난 2020년을 전후해 저금리 대출로 부동산을 구매한 사람들이 이후 높아진 금리를 감당하지 못해 해당 부동산을 경매 시장에 내놓고 있어서다. 당시 2%대였던 금리는 최근 6%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실제 매각 절차가 진행되는 법원 경매법정 현장에서도 체감된다. 기자가 지난달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 법정에 가보니 입찰 종료 시간이 다가오자 전체 180여 석에 이르는 좌석이 가득 찼다. 자리를 찾지 못해 통로에 서 있는 사람들도 여럿이었다. 이날 경매를 진행한 물건은 아파트와 오피스텔, 다세대주택, 근린생활시설, 자동차 등을 포함해 약 100여건에 달했다.

법정에서 만난 한 60대 남성은 “최근 경매 건수가 늘어난 게 확실히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경매 물건명이 적힌 종이를 가리키며 “옆에 ‘1’이 붙은 물건은 처음 경매에 나온 것”이라며 “요즘은 새 물건이 유독 많다”고 설명했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 소장은 “경매 물량이 급증한 가장 큰 이유는 경기 침체와 고금리 환경에서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차주가 늘었기 때문”이라며 “특히 담보대출을 안고 있던 가구들이 금리 상승을 버티지 못하고 경매로 밀려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 배우자의 담보대출 연체로 공동명의 주택이 2차 경매를 앞두고 있다는 여성 A씨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A씨는 “유찰이 반복되면 낙찰가가 대출금보다 낮아질 수 있다”며 “추가 채무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받은 1000만원이 전 재산이지만 경매를 막기에는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개인회생 절차를 진행 중이라 추가 대출도 어렵다. 결국 집을 포기하고 친정으로 거처를 옮기는 걸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40대 남성 B씨도 “주택담보대출을 안고 사는 게 너무 고통스러웠다”며 “경매로 넘기고 파산이나 전세임대 같은 제도를 검토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서울 아파트 외 관심저하…경매시장도 양극화

경매물건에 대한 관심 증가로 법정은 사람들로 붐볐지만 거래로 이어지는 비율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법원에 나온 물건 가운데 실제 주인을 찾은 비율을 뜻하는 낙찰률은 2020년 약 31%에서 최근 1년 새 23% 안팎까지 떨어졌다. 경매 물건은 빠르게 쌓이지만 이를 받아낼 수요는 제한적인 상황이라는 의미다.

가격 지표도 같은 흐름을 보인다. 감정가 대비 실제 거래 가격 수준을 보여주는 낙찰가율은 경매 시장이 활황이었던 2021년 전국 평균 80% 안팎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금리 인상과 주택 가격 조정이 이어지며 2023년에는 60%대 중반까지 내려갔고, 최근 1년 기준으로도 약 64%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거래 지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매 시장 내부에서는 뚜렷한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작년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02.9%로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에 물건이 넘쳐나 유찰이 속출하는 와중에도 서울의 알짜 매물은 감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팔려나가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 연구원은 “규제를 피하려는 현금 수요가 강남 3구와 한강벨트 등 소위 ‘돈 되는 지역’에만 쏠린 결과”라며 “주요 지역이 전체 평균치를 끌어올리고 있을 뿐, 외곽 지역까지 온기가 퍼지지 못하는 극심한 양극화 상태”라고 진단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