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임나래 기자] 마이데이터 2.0의 적용 대상이 청소년으로 확대되고 있다. 성인 중심으로 운영돼 온 마이데이터 제도가 금융 거래 초기 단계인 청소년 영역으로 진입하며, 제도 확장의 시험대에 올랐다. 금융 접근성이 넓어지는 동시에 미성년자 보호 원칙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라는 과제도 함께 떠올랐다. 청소년 마이데이터는 ‘접근성 확대’와 ‘보호 장치 설계’라는 두 축을 동시에 풀어야 하는 정책 실험이다.
◇마이데이터 2.0, ‘청소년’까지 범위 넓힌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이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진 금융 정보를 한곳에 모아 조회·관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2022년 도입 이후 성인을 중심으로 운영돼 왔으며, 2024년 시행된 ‘마이데이터 2.0’에서는 데이터 활용 목적과 제공 대상이 확대됐다. 개인 맞춤형 서비스의 범위가 넓어졌고, 청소년 등 신규 이용자층도 제도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반복적이고 소액 위주의 청소년 소비 데이터는 마이데이터의 활용 범위를 재정의할 수 있는 요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청소년 마이데이터는 수익 모델보다 제도가 어디까지 확장 가능한지를 점검하는 단계”라며 “이용 행태와 시장 반응을 보며 구조를 정교화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금융 자립 첫 발…새 시장 열린다
청소년 마이데이터의 핵심은 ‘데이터가 처음 쌓이기 시작하는 시점’에 있다. 청소년은 직·선불카드, 간편결제를 통해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소비 데이터를 생성한다. 이 데이터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관리하느냐에 따라 마이데이터 제도의 방향성도 달라진다.
청소년 시기에 처음 이용한 마이데이터 플랫폼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 거래 초기 단계에서 형성된 이용 습관은 전환 비용이 낮고 이탈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적다. 금융사 입장에서 ‘조기 접점 확보’가 전략적 의미를 갖는 이유다.
청소년 마이데이터는 신용·소득·자산이 없는 이용자도 금융 관리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해 금융 접근성을 넓힌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대출이나 투자 이전 단계에서 소비 기록과 잔액, 사용 패턴을 이해하는 경험이 금융의 출발점”이라며 “미성년자 금융 제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단계적 자금 관리를 학습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스크 관리 성패, 사전 설계에 달렸다
리스크 관리 역시 핵심 과제다. 금융권 전반이 청소년 마이데이터 도입을 준비하는 만큼, 향후 서비스 확장 방향에 따라 파급력도 달라질 수 있다. 금융 교육과의 연계 여부, 소비 습관 형성을 돕는 실질적 지원, 보호자와의 정보 공유 방식 등에 대한 정교한 설계가 요구된다.
금융감독원은 개인신용정보 오남용을 막기 위해 금융 데이터 처리 기준과 보호 대책 마련을 금융권에 주문했다. 특히 미성년자의 정보주권 침해 가능성과 대면 영업 과정에서의 부당한 상품 권유 등 불건전 영업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청소년 마이데이터의 성패는 금융 접근성 확대와 보호 원칙을 어떻게 균형 있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법정대리인 동의 간소화가 어느 수준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 사후 규제에 의존하기보다 사전 설계를 통해 보호 장치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지가 향후 제도 안착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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