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일지로 출생신고 가능하지만…까다로운 절차에 한숨[병원밖 유령아동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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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일지로 출생신고 가능하지만…까다로운 절차에 한숨[병원밖 유령아동②]

모두서치 2026-01-18 07:09: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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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시스

 


보호출산제와 출생통보제 등으로 아동의 출생 등록 권리가 강화됐지만 병원 밖에서 태어나는 아동의 출생 등록은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다. 전문가들은 미혼모 등 열악한 환경에서 맞이하는 출산이 까다로운 등록 절차에 직면할 경우 등록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병원 밖에서 출산한 건수는 379건으로 집계됐다. 2023년에는 416명, 2022년에는 487명으로 해마다 300~400건의 출산이 병원 밖에서 이뤄졌다. 병원 밖에서 출산한 뒤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를 포함하면 병원 밖 출산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병원 밖 출산을 하더라도 119를 이용했다면 출생신고는 가능하다. 현행법상 119 상황일지는 출생증명서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에 따르면 지난해 119로 이송된 병원 밖 출산은 79건이 있다.

문제는 119 상황일지를 부모가 받으려면 정보공개청구를 해야 하는데, 부득이한 사유로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없는 경우 출생등록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출산한 A씨가 이 같은 사례에 해당한다. 집에서 출산을 한 A씨는 119 상황일지를 받으려고 정보공개청구 신청을 하려고 했지만 마침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정보공개청구를 할 창구가 막혀버렸다. A씨는 관련 기관의 도움을 받아 서면으로 겨우 출생사실 증명을 해 등록을 해야 했다.

또 부모가 119 상황일지로 출생등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를 경우 제도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B씨는 대학생인 자녀의 임신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방학 기간 집에서 출산을 하자 출생신고를 할 방법을 몰라 인터넷 등을 검색하다가 관련 기관의 도움을 받은 후에 출생등록을 할 수 있었다.

가장 심각한 건 병원 밖에서 출산을 한 부모가 등록을 하지 않으려는 경우다. 친구 집 화장실에서 아이를 출산한 C씨는 출산 후 119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출생신고를 하지 않고 퇴원·가출을 했다. 현행법상 의료기관에서 출생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출생 통보 의무가 없어 자택 출산 후 119구급대에 의해 의료기관으로 이송되거나, 부모가 의료기관으로의 이송을 거부한 경우에는 출생 통보의 대상에서 누락될 여지가 있다.

병원 밖 출산 중에서도 미혼모나 장애인 등 비교적 열악한 환경에 놓일 가능성이 높은 출산일 경우 까다로운 절차가 자칫 출생등록 기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미숙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부대표는 "미혼모는 열악한 환경에서 출산을 할 가능성이 높은데 출생 등록이 막막하면 포기해야겠다고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쉽게 포기할 수 있는 창구가 생겨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각지대롤 해소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119 구급대의 출생사실 통보 의무화'가 거론된다.

현재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등이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준비 중이다.

정 의원실 관계자는 "구급대원의 구급 활동 일지로 출생등록을 할 수 있지만 그렇게 이뤄지는 경우가 거의 없고 부모가 출생신고를 누락할 가능성도 있다"며 "구급대원이 구급활동 중 신생아를 발견하거나 분만을 지원한 경우 해당 소방 본부장이나 서장이 관할 지자체장 등에게 출생 사실을 통보하도록 의무가 생기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선숙 한국교통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병원 밖 출산도 빠르게 출생신고가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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