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부터 “건강검진 하셨냐” 묻는 임영웅… 이런 가수 또 없습니다[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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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부터 “건강검진 하셨냐” 묻는 임영웅… 이런 가수 또 없습니다[리뷰]

이데일리 2026-01-17 16:59: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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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가수 임영웅이 청량한 음색과 힘 있는 보컬로 고척스카이돔을 가득 채웠다. 노래, 연출, 팬과의 소통까지 어느 하나 빠짐없는 완성도였다. 공연의 첫 인상은 ‘거리감’을 지우는 연출에서 결정됐다. 고척돔 특유의 넓은 공간을 고려해 전면에는 180도 반원형 와이드 스크린을 배치하고, 끝단에는 세로형 스크린을 추가해 어느 구역에서도 임영웅의 표정과 동선을 놓치지 않게 했다.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려는 배려가 무대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공연이 펼쳐진 3시간 내내 쩌렁쩌렁한 보컬과 넘치는 에너지로 단 한순간도 흐트러짐 없는 기량을 보여주며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한다’는 가장 단순한 명제를 가장 설득력 있게 증명한 무대였다.

임영웅(사진=물고기뮤직)


임영웅은 1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2026 전국투어 콘서트 아임 히어로’(IM HERO) 서울 1일차 공연을 열었다. 지난해 초 열린 ‘임영웅 리사이틀’(RE:CITAL) 이후 약 1년 만에 다시 고척돔을 찾은 임영웅은 한층 더 화려해진 무대와 연출로 하늘빛 축제를 완성했다. 정규 2집 수록곡들과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메가 히트곡들로 채워진 셋리스트에 밴드팀의 풍성한 사운드, 에너지 넘치는 안무, 대형 전광판과 다채로운 무대 효과가 더해지며 공연 내내 축제의 열기가 이어졌다.

공연은 ‘원더풀 라이프’로 문을 열었다. 중앙 무대에서 힘차게 점프하며 등장한 임영웅이 “영웅시대 소리질러!”를 외치자 객석은 기다렸다는 듯 환호로 화답했다. 첫 곡부터 힘 있게 밀어붙이는 보컬이 고척돔을 가득 채웠고, 형형색색의 레이저봉 안무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진 ‘나는야 히어로’에서는 컨트리풍 사운드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자연스럽게 떼창이 이어졌고, 컨트리풍 모자를 쓴 댄서들이 무대 위를 누비며 흥을 끌어올렸다. ‘런던 보이’ 무대에서는 런던 빅밴 시계탑과 강아지 경비병 등 위트 있는 연출이 더해졌고, 시원한 멜로디 위로 뻗는 임영웅의 청량한 보컬이 공연장의 공기를 단숨에 바꿔놓았다. 객석은 시종일관 응원봉을 흔들며 리듬을 탔다.

임영웅(사진=물고기뮤직)


“임영웅입니다. 반갑습니다.”

첫 멘트부터 공연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그의 한마디에 응원봉이 물결처럼 흔들리며 장관을 연출했다. 임영웅은 “새해 첫 공연을 하고 2주 만에 다시 뵙는다”며 “공연을 앞두고는 늘 긴장되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첫 등장 당시 리프트 위에서 점프하는 순간 스스로도 놀랐다”고 너스레를 떨며 웃음을 자아냈고, 이후 공연장을 이리저리 거닐며 팬들과 눈을 맞추고 인사를 건넸다.

임영웅은 이날 공연에서도 어김없이 관객들의 건강부터 챙겼다. “혼나야 할 분들이 있다. 건강검진 안 한 분들 손 들어보시라”는 말에 객석 곳곳에서 조심스럽게 손이 올라갔고, “어제 퇴원했다고요? 어디 아프세요”라는 질문에는 걱정과 웃음이 함께 섞였다. 공연장 3~4층의 가파른 경사를 언급하며 “절대 일어나지 말고 안전하게 관람해 달라”고 거듭 당부하는 모습에서는 공연을 책임지는 가수의 진중함이 묻어났다.

임영웅(사진=물고기뮤직)


명곡 부자답게 감성적인 무대도 이어졌다. ‘연애편지’는 부드러운 음색과 재지한 리듬으로 낭만적인 무드를 만들었고, ‘우리들의 블루스’는 미러볼 아래 색소폰 연주와 어우러져 감각적인 무대를 완성했다. ‘이젠 나만 믿어요’ 역시 재즈 버전으로 새롭게 편곡돼 원곡과는 또 다른 결의 감성을 전했다.

임영웅은 “공연장이 아니면 재즈 편곡은 힘든데 이번에 해봤다”고 재즈 버전을 선보인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임영웅은 “고척은 워낙 넓어서 소리가 작게 들리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며 “스크린이 더 커졌고, 양옆에는 세로 직캠처럼 영상이 나온다”며 이번 공연의 연출 포인트도 직접 소개했다.

각 곡에 맞는 소소한 세트들도 또 하나의 볼거리였다. ‘들꽃이 될게요’에서는 들꽃 세트 옆에서 노래하며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자작곡 ‘비가 와서’는 잔잔한 감성을 고스란히 전했다. ‘답장을 보낸지’에 이어 ‘무지개’에서는 관객들이 함께 몸을 흔들며 흥을 나눴다. “뚜뚜두두 떠나볼래요” 후렴구가 나오자 객석은 하나의 합창단이 됐다.

‘얼씨구’에서는 구수한 제목과 달리 감각적인 멜로디와 세련된 안무가 어우러진 무대가 펼쳐졌다. 임영웅의 댄스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곡으로,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로 호응했다.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무대 구성은 임영웅 콘서트만의 색깔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임영웅(사진=물고기뮤직)


이날 임영웅은 노래뿐 아니라 연기도 펼쳤다. 브릿지 영상에서 ‘닥터 히어로’로 변신한 임영웅이 응급실을 배경으로 한 미니 드라마를 선보인 것이다. 배우 이지훈, 정이랑, 현봉식이 등장해 웃음을 더했고, 소아 환자에게 축구 묘기를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영상 하나도 놓치지 않고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려는 임영웅의 배려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객석에서는 “드라마 같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나올 정도로 만족감이 높았다.

후반부는 감성의 깊이를 더했다. 흰 의상으로 갈아입고 등장한 임영웅은 ‘순간을 영원처럼’을 부르며 전면 와이드 스크린에 팬들의 사진을 띄웠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에서는 기타 연주로 시작해 초승달을 배경으로 그네를 타고 노래하며 낭만적인 장면을 완성했다.

‘돌아보지 마세요’는 정통 트롯의 감성으로 객석을 적셨고, ‘아버지’에서는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와 깊은 감정이 더해지며 공연장의 공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는 기타 연주와 함께 한 글자 한 글자 감정이 실린 보컬로 공연의 정점을 찍었다. 객석은 숨을 죽이고 노래에 집중했다.

이어진 ‘영웅노래자랑’은 이날 콘서트의 백미 중 하나였다. 임영웅 콘서트의 시그니처 코너로 자리 잡은 이 무대에서는 팬들이 부른 ‘바람에 멈추어 다오’를 시작으로 즉석 무대가 펼쳐졌다. 임영웅은 ‘어느날 문득’,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을 연달아 불렀고, 특히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무대에서는 화제의 G마켓 광고를 그대로 재현하며 ‘활어회, 물회 원샷, 우럭 투게더’ 퍼포먼스를 선보여 폭소를 자아냈다. 장민호 ‘남자는 말합니다’, 이찬원 ‘시절인연’까지 소화하며 현장 분위기를 달궜고, 걸그룹 아이브의 ‘애프터 라이크’ 안무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객석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임영웅(사진=물고기뮤직)


공연 후반부는 다시 축제였다.

‘우리에게 안녕’으로 떼창이 터졌고, 목청껏 노래하는 임영웅과 목청껏 환호하는 영웅시대가 하나가 됐다. 남성 팬들까지 두 손을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사랑해요 그대를’과 ‘보금자리’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뒤 앙코르까지 쉼 없이 달렸다.

‘그댈 위한 멜로디’는 영웅시대와 함께 만드는 단체곡처럼 모두가 뛰어놀 듯 즐기는 무대였다. 이어진 ‘홈’에서는 EDM 페스티벌 레이저 쇼를 방불케 하는 감각적인 연출이 펼쳐졌다. 전면 와이드 스크린을 가득 채운 영상과 조명 아래 객석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고, 공연장은 거대한 클럽처럼 변했다. 마지막 곡 ‘히어로’에서는 전 관객이 하나 되어 방방 뛰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임영웅은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알겠어요 미안해요’, ‘그대 그리고 나’, ‘인생찬가’까지 4곡을 더 부르며 관객들을 어루만졌다.

임영웅은 공연을 마치며 “팬들이 있기에 내(임영웅)가 존재하는 것”이라며 “늘 건행(건강하고 행복)하시라”고 당부했다.

‘2026 전국투어 콘서트 아임 히어로’ 서울 공연은 18일까지 이어진다. 3일간 총 5만4000명의 관객과 호흡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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