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국가대표 AI)' 프로젝트 탈락팀을 대상으로 한 패자부활전에 국내 대표 빅테크인 네이버와 카카오에 이어 NC AI까지 재도전 의사가 없다고 밝히면서 정부의 운영 방식 변경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대표 AI 선정 1차 평가에서 5개 정예팀 중 4곳을 뽑겠다는 당초 계획을 바꿔 LG AI 연구원, SKT, 업스테이지 3곳을 선정했다.
이는 벤치마크 평가(40점 배점), 전문가 평가(35점 배점), 사용자 평가(25점 배점)을 종합한 결과다. NC AI는 기준 미달로 탈락됐으나 네이버클라우드는 독자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추가 탈락됐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브리핑을 진행하며 당초 계획과 달라진 운영 변경 방식을 내놨다. 5개 정예팀에서 시작해 그래픽처리장치(GPU)·데이터·인재를 적극 지원한 뒤 6개월마다 실력을 가려 한 팀씩 탈락시키고 최종 2개 팀을 남기겠다는 전략에서 별안간 '패자부활전'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 정부 돌발 방침 ‘패자부활전’…업계 “당황”
과기정통부의 이같은 운영 방침 변경은 국가대표 AI 1차 발표를 앞두고 일부 참여사가 외산 AI 모델의 아키텍처와 가중치를 차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독자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 프로젝트의 취지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과기정통부는 당초 15일로 예정됐던 1차 평가 일정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채 고심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같은 날 예정대로 브리핑을 열고 참여사 선정·탈락 팀 수 조정과 함께 새로운 방식 도입을 전격 발표했다. 정예사와 탈락사에 사전 공유 없이 브리핑을 통해 추가 모집을 공고한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최대한 빠르게 추가 참가사 모집을 완료해 신속히 절차를 마칠 계획”이라며 “행정 절차가 준비되는 대로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당혹감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사전 정보 공유는 전혀 없었고 브리핑을 보고서야 정예사 추가 모집 사실을 알았다”며 “독자성 기준 등 변경된 내용에 대해서도 추가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룰이 바뀌어 당황스럽다”며 “특정 기업의 패자부활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어느 기업이 선정돼도 무임승차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시장과 니즈를 확인한 만큼 재도전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역량을 입증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네이버를 비롯해 카카오, NC AI 등 유력 후보 기업들이 잇따라 패자부활전의 참여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후보군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현재 KT와 코난테크놀로지 등은 아직 참여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 기업들이 잇따라 결정을 유보하면서 손쉽게 참여를 선언하기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KT 측은 “국가대표 AI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별도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재도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추가 모집에도 불구하고 참가사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 2단계 시작, 이미 격차는 벌어졌다
재도전 기업이 뒤늦게 합류할 경우 기존 정예사들과의 기술·개발 격차를 단기간에 좁혀야 한다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몰두해 온 1차 합격사들과 탈락 기업들 간에는 이미 개발 일정과 경험에서 시차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남은 3개 정예사는 이미 모델을 보유한 상태에서 고도화에 들어간 만큼 패자부활전 합류를 검토하는 기업들에는 시차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현재 정예사들은 인프라를 실제로 운용해본 경험이 있고 장비 지원을 받으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운용 역량 측면에서도 출발선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미 국가대표 AI 참여를 계기로 홍보 효과를 누리고 사업 수주로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탈락 기업들이 굳이 재도전에 나설 이유도 크지 않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이번에 탈락한 NC AI는 이번 프로젝트 경험을 발판 삼아 당초 목표로 삼았던 산업 특화 AI와 피지컬 AI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NC AI 관계자는 “보유한 강점을 살려 국가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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