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 서울 시내 한 디저트 카페 앞. 가게 오픈 30분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매장 직원은 대기 고객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주며 “1인당 2개까지 구매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이날 판매된 디저트는 최근 SNS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두바이쫀득쿠키’, 일명 ‘두쫀쿠’다. 한 개 가격은 5500원. 판매 시작 15분도 채 되지 않아 준비된 물량은 모두 동났다.
대기 줄에 서 있던 직장인 최모 씨는 “2~3주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까지 붐비지는 않았는데, 갈수록 구매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집과 가깝고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라 자주 찾았는데, 주말에는 웨이팅이 길어서 엄두도 못 낸다”고 말했다.
두쫀쿠 열풍이 확산되면서 이를 판매하는 디저트 카페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다만 수요가 공급을 웃돌면서 일부 매장에서는 가격이 개당 1만2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두쫀쿠 판매 문의가 잇따르자 SNS와 매장 입구에 별도 공지사항을 안내하는 곳도 적지 않다.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에서 품절 대란이 이어지자 소비자들의 구매 경로는 빠르게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두쫀쿠는 기존 디저트 카페나 베이커리의 주력 상품이 아니어서 매장별로 물량 예측이 어렵고, 한정 판매에 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온라인에서는 예약 판매 방식으로 주문을 미리 받아 수요에 맞춰 공급할 수 있어 안정적인 구매가 가능하다. 특히 최근에는 패션 플랫폼에서도 두쫀쿠를 판매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디저트 유통 채널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패션·뷰티 중심 플랫폼으로 성장해온 에이블리, 지그재그, 29CM 등에서 ‘두쫀쿠’를 비롯한 디저트 상품이 빠르게 판매되며 새로운 유통 채널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단순 입점 수준을 넘어 디저트 카테고리를 전략적으로 키우는 흐름도 뚜렷하다.
17일 에이블리에 따르면 2025년 12월(전월 대비) ‘카다이프 스프레드’ 검색량은 3297% 급증했고, ‘두바이 스프레드’(561%), ‘피스타치오 스프레드’(355%) 등 두쫀쿠 주재료 관련 검색량도 크게 늘었다. 두쫀쿠 인기에 힘입어 원재료까지 함께 주목받는 양상이다.
패션 플랫폼에 입점한 디저트 브랜드들의 체감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8월, 지그재그와 에이블리 등에 입점한 한 디저트 업체는 현재 매출이 입점 전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이 업체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 전문 매장으로 운영하면서 패션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입점했다”며 “초기에는 판매량이 크지 않았지만 두쫀쿠와 쫀득 쿠키 등 특정 디저트가 유행하면서 판매량이 급격히 늘었다”고 말했다.
패션 플랫폼들이 푸드 카테고리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패션·뷰티 중심의 성장 구조가 한계에 다다르면서 소비자의 일상 소비까지 포괄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품 구매를 넘어 취향 소비와 라이프스타일 소비를 함께 담아내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숫자로 확인된 패션 플랫폼의 ‘푸드 카테고리’
실제 에이블리의 푸드 카테고리 거래액은 2025년 12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80% 성장했다. 특히 ‘두쫀쿠’ 검색량은 전월 대비 6배 가까이 증가했고, 관련 마켓 거래액은 최대 20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도 푸드 카테고리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29CM는 패션과 홈 카테고리에서 쌓아온 취향 기반 큐레이션 경쟁력을 푸드 영역으로 확장하며 거래 규모와 브랜드 수 모두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3개월(2025년 10월 1일~12월 31일) 기준 29CM의 푸드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증가했으며, 2025년 한 해 푸드 카테고리 입점 브랜드 수는 2024년 대비 20% 이상 늘어났다.
커피와 디저트, 식료품 전반에서 미식 취향이 세분화되는 흐름을 선제적으로 포착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회사 측은 단순히 인기 상품을 모아 파는 방식이 아니라 팬덤이 두터운 F&B 브랜드를 발굴하고, 29CM에서만 만날 수 있는 단독 디저트 상품을 협업 형태로 선보이는 등 디저트 마니아층을 겨냥한 차별화 전략이 거래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29CM 관계자는 “디저트·미식 취향 쇼핑 트렌드에 맞춰 올해 로컬 기반 F&B 브랜드와의 협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며 “29CM에서만 만날 수 있는 단독 디저트 상품과 차별화된 기획전을 중심으로 푸드 카테고리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도 푸드 카테고리를 육성하고 있다. 2025년(1~11월) 지그재그 푸드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증가했으며, 주문 고객 수와 주문 건수는 각각 115%, 113% 늘었다.
이 같은 성장세는 기분과 감정을 중시하는 ‘필코노미(Feel+Economy)’ 트렌드 확산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기분 전환과 소확행 소비로 디저트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같은 기간 지그재그 내 ‘디저트’ 검색량은 전년 대비 366% 증가했고, ‘쿠키·과자’ 거래액도 299% 늘었다.
지그재그는 고객 수요에 맞춰 디저트와 간식, 간편식 등 푸드 셀렉션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 입점 브랜드 수는 전년 대비 143%, 상품 수는 119% 늘리며 카테고리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패션 플랫폼의 푸드 강화 흐름을 두고 “의류·뷰티 중심의 단일 소비 구조에서 벗어나 취향과 경험을 함께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는 단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패션 플랫폼 이용자층이 단순히 옷을 사는 것을 넘어 자신의 취향과 일상을 함께 소비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며 “디저트와 간식 같은 푸드 카테고리는 접근성이 높고 반복 구매가 잦아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도 효과적인 상품군”이라고 설명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