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같은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 6시. 매서운 한파에도 아랑곳없이 매일 같은 시간에 이룸센터 문을 여는 사람들이 있다. 환경미화보조로 근무하는 문설화(36)·박상미(58)·최진실(34)씨가 그 주인공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장애인 일자리 사업 일환으로 이룸센터에서 환경미화보조 업무를 하고 있다. 특히 문설화씨는 이 사업이 시작한 2009년부터 햇수로 17년째 근무 중이다. 나머지 두 사람도 5년 이상 장기 근속 중이다.
환경미화 업무 특성상 출근 시간은 빠를 수밖에 없어 새벽 3~4시에 일어나야 하지만 이들은 지금까지 지각이나 근태 문제가 발생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주기적으로 담당하는 층에 배정되는 이들은 바닥 쓸고 닦기부터 시작해서 사물 정리, 휴지통 비우기 등 드러나지 않지만 없으면 안 되는 환경미화의 필수적인 업무들을 약 4시간 30분간 매일 수행한다.
이들과 함께 환경미화로 호흡을 맞추는 백건희 여사는 "내가 다 하려고 하면 굉장히 힘든데, 옆에서 보조를 잘 해줘서 도움이 많이 된다"며 "부족한 것 하나 없이 성실히 아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인 이들이 처음부터 업무를 능숙하게 잘했던 것은 아니다. 송창섭 한국장애인개발원 이룸센터관리부장은 "업무에 적응을 하는 기간이 지나니까 지금은 아무 말도 안해도 될 정도로 잘한다"며 "발달장애인의 특성상 어떤 업무를 하나 시키면 성실하게 잘 해낸다"고 말했다.
노동은 발달장애인의 삶의 활력과 자신감을 높여준다. 박상미씨는 "월급을 받아서 아버지 바지와 와이셔츠를 사드렸더니 좋아하셨다"며 자랑스러운 얼굴로 힘줘 말했다.
장애인이 아닌 비장애인과의 소통과 관계 형성도 노동이라는 단체 생활을 통해 얻게 되는 가치 중 하나다. 근무 기간이 긴 문설화씨의 경우 이룸센터에서 오래 근무했거나 자주 찾는 사람들은 다 알아 서로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최진실씨는 3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직원들이 함께 상갓집을 찾아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송 부장은 "장애인은 안 된다는 선입견만 조금 바꾸고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인식만 있다면 채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는 기업이나 기관에서 장애인 일자리를 만들 때 컨설팅도 제공한다.
박영순 한국장애인개발원 대외협력부장은 "일상의 공간에서 장애인을 만나고 접하는 게 10시간짜리 인식개선 교육보다 훨씬 효과가 있다"며 "누군가가 지원하고 손 잡아주면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생각보다 많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공동 기획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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