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강규 정치전문기자]여야가 ‘쌍특검법’을 둘러싸고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단식 투쟁에 돌입하며 정국이 다시 한 번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의 2차 종합특검법 강행에 맞서 공천 헌금·통일교 특검 수용을 촉구하는 초강수를 던지자, 민주당은 즉각 “단식쇼”라고 맞받으며 여야 공방이 전면 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장 대표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 의혹’ 중심의 2차 종합특검을 “선거용 정치 공세”로 규정했다. 대신 공천 헌금 의혹과 통일교 게이트 등 개별 사안에 대한 특검을 동시에 처리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단식을 앞세워 특검 프레임을 뒤집고 정국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장 대표는 국회 본회의에서 2차 종합특검법이 상정되자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로 이동해 “국민의 목소리가 모이는 이곳에서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는 단식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날 이미 “쌍특검이 동시에 상정되지 않으면 단식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뒤 실제 행동에 들어간 것이다.
장 대표의 발언 수위도 거칠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정말 적당히를 모른다”며 “배가 터지는데도 멈출 줄 모른다”고 직격했다. 이어 2차 종합특검을 “선거용 내란몰이”로 규정하며 “환율·물가 폭등과 부동산 위기에도 내란몰이만 하면 지방선거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정작 국민이 요구하는 특검에는 눈과 귀를 막고 있다”며 공천 헌금·통일교 의혹을 거론했다. 그는 “진실은 덮는다고 사라지지 않는다”며 “덮은 비용은 이자까지 붙어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장 대표의 단식을 “단식쇼”라고 규정하며 “국민과 역사 앞에 반성 없는 정치 행위”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형 구형에는 침묵하면서 밥을 굶는다고 책임이 면해지느냐”는 발언도 나왔다.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으로 장관직에서 물러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가세했다. 전 의원은 SNS에 ‘밥 며칠 굶는 것 말고 정치생명을 거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저는 모든 특검을 받겠다”며 “장 대표 역시 밥 몇 끼 굶는 것으로 끝낼 게 아니라 정치생명을 걸어야 한다”고 맞받았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단식을 두고 “특검 정국에서 밀린 국민의힘 지도부가 선택한 최후의 고강도 카드”라는 해석이 나온다. 동시에 “단식이 길어질수록 투쟁 정치 이미지만 강화되고, 정책 경쟁은 실종될 수 있다”는 경고도 뒤따른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특검 정국에서 밀린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고강도 카드”라는 옹호론이 나오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단식이 길어질수록 정당의 정책 역량보다 투쟁 이미지가 부각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결국 장동혁 대표의 단식이 정치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공천 헌금·통일교 특검 요구를 끝내 외면할 경우 ‘선별적 특검’ 프레임을 여론에 각인시킬 수 있느냐, 그리고 단식이 장기 소모전으로 흐르기 전에 협상이나 국면 전환의 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로서는 단식이 특검 정국의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정국의 흐름 자체를 뒤집는 변수로 작용할지는 불투명하다. 내란·김건희·채해병 사건의 미진한 부분과 추가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2차 종합특검법이 여당 주도로 국회에서 통과한 가운데, 제1야당 대표의 단식 투쟁까지 겹치면서 정치권은 당분간 강대강 대치 국면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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