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무죄 대법원서 파기…"부정한 방법으로 제조법 취득·사용"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삼성전자 휴대전화에 쓰이는 방수용 점착제 제조법을 빼돌려 경력직으로 취업한 전직 협력업체 직원들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6일 대전지검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형사부(강길연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정씨는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삼성전자 2차 하청업체인 A사에서 생산부 직원으로 일하면서 방수 점착제 제조법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2곳의 업체로 순차 이직하면서 이를 활용한 제품을 만드는 등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하고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력직으로 취업한 정씨에게 A사와 유사한 제품을 만들어보라고 지시한 업체 관계자 2명도 함께 재판받았다.
이들은 이렇게 만든 제품을 거래처에 제시하며 'A사의 제품과 대등한 성능을 가졌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정씨를 비롯한 업체 관계자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으나,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정씨가 제조법을 영업비밀로 인식하고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고, 타 업체 관계자들도 우연한 기회로 제조법을 알게 되어 이용했을 뿐 부당한 목적을 가졌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였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우선 해당 기술이 "개발에 상당한 비용 등이 투입됐고 사용을 통해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A사의 영업상 비밀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정씨가 제조법을 촬영해 보관한 순간에는 부정한 목적이 없었더라도, 퇴직 이후에는 부정하게 사용하거나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알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 2명에 대해서도 "피해 회사의 허락 없이 (제조법을) 사용하거나 취득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사정을 미필적이나마 인식했다고 볼 여지가 크다"며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피해 회사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이 사건 각 제조 방법을 취득하고 사용했다고 볼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파기환송 재판부는 "해당 정보는 충분히 비밀로 다뤄지던 것들"이라며 "이후 정보를 사용하는 시점에서도 부정한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대전지검은 "피해 회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영업비밀을 이직 후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는 취지로 상고 제기해 피고인 모두에 대한 유죄 판결을 끌어냈다"며 "앞으로도 국내 기업의 기술 및 영업비밀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씨와 함께 기소된 업체 관계자 두 명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00만원이 각각 선고됐다. 업체 1곳도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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