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고개 숙인 윤석열…법정에 울린 "비난받아 마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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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고개 숙인 윤석열…법정에 울린 "비난받아 마땅"

아주경제 2026-01-16 16:30: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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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서울중앙지법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서울중앙지법]

윤석열 전 대통령은 선고 공판 내내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 앉아 있었다. 재판부가 선고 요지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에도 표정 변화는 거의 없었다. 시선을 허공에 두거나 고개를 숙인 채 책상을 내려다볼 뿐, 말없이 판결을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재판장인 백대현 부장판사의 입에서는 윤 전 대통령을 향한 날 선 평가가 이어졌다. 백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누구보다 헌법을 수호하고 법질서를 준수할 의무가 있음에도 대통령의 독단과 권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절차적 요건을 경시했다"며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굳은 얼굴로 판결을 듣던 윤 전 대통령과 달리, 재판부의 어조는 단호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고, 비상계엄 당시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6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백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수사 과정에서 경호처 공무원들을 이용해 적법한 영장 집행을 저지하고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며 "대한민국에 충성하는 공무원들을 사실상 사병화했다"고 질타했다.

재판부가 핵심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다고 밝히자 윤 전 대통령의 얼굴은 점차 붉어졌다. 이따금 입술을 깨물거나 한숨을 내쉬는 모습도 포착됐다. 그러나 별다른 감정 표현 없이 묵묵히 선고를 듣는 태도를 유지했다.

백 부장판사는 특히 비상계엄 국무회의와 관련해 "계엄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다른 수단이 없을 때 지극히 예외적으로 허용돼야 한다"며 "헌법이 국무회의 심의를 명시한 것도 대통령 권한 오남용을 막기 위한 장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은 전례 없이 일부 국무위원에게만 소집을 통지해 헌법을 정면으로 위배했고, 심의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폐기 혐의에 대해서도 "대통령으로서 헌법 수호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경시한 태도를 보여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재차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고개를 숙인 채 이 발언을 듣고 있었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후 3시께 선고가 시작된 지 약 1시간 만에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을 일으켜 세웠다. "피고인을 징역 5년에 처한다"는 주문이 낭독되는 순간, 법정에는 짧은 침묵이 흘렀다. 윤 전 대통령은 입술을 살짝 깨문 채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퇴정 과정에서도 윤 전 대통령은 말없이 움직였다. 변호인단을 향해 짧게 고개를 끄덕인 뒤, 법정 중앙에서 다시 한 번 재판부를 향해 목례하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법정 안팎에는 별다른 소란 없이 정적만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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