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슈] 중소기업 수출 판 바꾼다…'K-수출기업 500'으로 1조달러 시대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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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슈] 중소기업 수출 판 바꾼다…'K-수출기업 500'으로 1조달러 시대 시동

폴리뉴스 2026-01-16 14:22:31 신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그 이면에서는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수출 상위 1% 기업이 전체 수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은 8%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특정 대기업과 주력 품목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는 글로벌 경기 변동, 통상 리스크,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수출 체질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정부가 중소·중견기업을 '차세대 수출 주역'으로 키우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서울 서초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본사에서 'K-수출스타 500 협업기관 업무협약(MOU)' 체결식을 열고, 수출 유망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새로운 지원 체계를 출범시켰다.

이번 협약에는 코트라를 비롯해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등 수출과 기술, 금융, 인증 분야를 대표하는 5개 전문기관이 참여했다. 단일 부처나 기관의 단편적 지원이 아닌, 정부와 공공 전문기관이 역할을 나눠 중소기업을 종합적으로 끌어올리는 구조라는 점에서 기존 정책과 차별화된다.

산업부가 신설한 'K-수출스타' 사업은 연간 수출 실적 500만~1천만달러(약 73억~147억원) 수준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스타 수출기업'으로 도약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부터 매년 100개 기업씩 5년간 총 500개 기업을 선정·육성해 2030년까지 중소기업 수출의 새로운 축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핵심은 '패키지형 집중 지원'이다. 선정 기업에는 기업당 연간 최대 5억6천만원을 최대 3년간 지원한다. 단순한 보조금 성격이 아니라, 수출 확대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요소를 묶어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해외 마케팅, 금융 지원, 기술 고도화, 인증·특허 확보, 연구개발 전략 컨설팅까지 수출 전 과정을 아우르는 체계다.

이번 협약에 참여한 5개 전문기관은 각자의 강점을 살려 네 개 축을 중심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먼저 프리미엄 마케팅 분야에서는 해외 전시회, 바이어 매칭, 글로벌 플랫폼 입점, 현지 네트워크 연계를 통해 판로 개척을 지원한다. 인증·특허 분야에서는 수출 국가별로 요구되는 기술 인증과 지식재산권 확보를 돕는다. 수출 금융 분야에서는 무역보험과 금융상품 연계를 통해 중소기업의 자금 부담을 줄인다. 연구개발(R&D) 컨설팅 분야에서는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맞춤형 전략을 제공한다.

지원 대상 분야도 폭넓다. 뷰티·식품 등 소비재 산업, AI·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 자동차·기계로 대표되는 주력산업 등 세 축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 100곳이 우선 선정된다. 특정 산업에 편중되지 않고 수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선정 기업에는 '수출스타 멘토단'이 배정된다. 전담 멘토와 기능별 멘토로 구성된 15인의 전문가 그룹이 기업별로 1대1 상시 컨설팅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기업의 현재 수출 수준과 목표, 진출 국가, 품목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수출 플랜'을 수립하게 된다. 단기 성과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 성장 전략까지 함께 설계한다는 점에서 정책의 지속성이 강조된다.

또한 국내 지원에 그치지 않고 해외 현지 지원도 강화된다. 전 세계 20개 주요 거점에 '수출스타 파트너 무역관'을 지정해 현지 시장조사, 바이어 발굴, 계약 협상, 통관·인증 대응까지 현장에서 밀착 지원한다. 중소기업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해외 진출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이번 사업은 단순히 개별 기업을 키우는 차원을 넘어, 한국 수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한국 수출은 소수 대기업과 특정 산업에 과도하게 의존해 왔다.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이 흔들릴 경우 전체 수출이 직격탄을 맞는 구조다. 반면 중소기업 기반의 수출 저변이 두터워질수록 충격 흡수력이 커지고, 산업 생태계도 건강해질 수 있다.

산업부는 K-수출스타 사업이 '수출 양극화'를 완화하는 핵심 해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있어도 정보 부족, 자금 부담, 인증 장벽, 해외 네트워크 부재 등으로 성장에 한계를 겪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와 전문기관이 이를 하나의 패키지로 해결해 주면 중소기업의 성장 속도는 크게 빨라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시장 환경은 중소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공급망 재편, 기술 다변화, 친환경·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인해 틈새 시장과 전문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기업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대기업이 커버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중소기업이 빠르게 치고 나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K-수출스타 사업은 이러한 변화 흐름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는 장치로 평가된다. 단기적인 수출 실적 확대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 풀(pool)'을 구축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발성 지원이 아닌 구조 개편에 가깝다.

사업 신청은 이번 MOU에 참여한 5개 전문기관의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 달 11일까지 가능하다. 기업들은 신청 과정에서 현재 수출 실적과 성장 가능성, 향후 수출 전략 등을 제시해야 하며, 이후 평가를 거쳐 최종 대상 기업이 선정된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신시장과 신품목을 개척하는 수출스타 기업 육성은 수출 양극화를 극복하고 '모두의 수출' 구조를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전문기관과 정부가 힘을 합쳐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면 수출 1조달러 시대도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K-수출스타 500 프로젝트는 단순한 지원 사업을 넘어 한국 수출의 체질을 바꾸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기업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이 주도적으로 세계 시장을 누비는 '다층형 수출 구조'로 전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책의 성패는 결국 얼마나 많은 중소기업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며 글로벌 무대에 안착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 정부가 던진 승부수는 중소기업을 '보조 주체'가 아닌 '수출 주역'으로 세우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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